왕좌에서 꼴찌로 주저앉은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에는 미안함이 감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25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경기하기에 앞서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8연패에 빠지면서 최하위인 7위에 머무는 책임을 느끼고 표현한 것이다.

더욱이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팀이기 때문에 구겨진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김 감독은 “감독이 여건을 만들어줬어야 했다. 저쪽(상대 팀)은 총을 들고 오는데 우리는 칼 갖고 싸우라고 한다”며 선수들에게 미안해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이 사과하면 선수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김 감독은 “선수들은 오히려 고개를 숙이더라”라며 “자기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야 했다고 자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 감독은 희망을 느낀다.

그는 “그런 게 신뢰다.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것, 누구를 탓하지 않는 것이 신뢰”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위기는 좋다. 연승하는 팀 같다”며 “하지만 이런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고비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진다면 김 감독은 부임 이후 최다 연패에 빠진다. 그는 감독 데뷔 첫해에도 8연패까지만 해봤다.

그는 “스트레스는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가운데 블로킹을 보강해야 한다. 모두가 마음으로는 해내야지 생각하는데, 호흡이 안 맞는 게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는 OK저축은행의 3라운드 마지막 경기다. 2016~2017시즌의 반환점을 도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의미를 붙이려면 한둘이 아니다”라며 “당장 눈에 보이는 한 경기만 생각하겠다. 장기 계획도 없다. 앞만 바라보고 해결하겠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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