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삿바늘 자국 수북수북 생겨난 어머니 몸은, 가시 둘러쓴 대추나무였다. 좁쌀죽 끝내 삼키지 못하고 저승가신 어머니는 우두커니 2층 아파트 베란다 밖에 서 계신다. 그렇게 좁쌀죽 퍼담고 늦봄을 건너더니, 어느새 잎 지운 꼭대기 나무는 대추 몇 개 햇살에 쭈글쭈글 말린다

 

해가 일찍 지는 겨울이면, 남은 내 그리움도 다 말라가고야 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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