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민 청주 산남동주민센터 주무관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2016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발표하였다. 청주시는 작년에 비해 한 단계 떨어진 4등급을 받았다. 청렴도가 하락한 이유를 보니, 부패사건 발생건수가 16건으로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청주시 직원들 스스로 생각하는 청렴도와 시민들이 바라본 청렴도 또한 낮았다.

2015년 7월 임용되어 지난 1년여 간 시 공무원으로서 공직생활을 경험한 필자는 청렴을 강조하는 시 조직문화를 경험하면서 높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청렴한 청주시를 만들기 위해서 수시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간부공무원이 앞장서 청렴행정실천을 강조하였다. 부정부패는 청주시와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청주시 청렴도가 하락했다는 발표에 많이 놀랐다. 청렴도는 단 1건, 단 1명의 잘못으로도 무너질 수 있음을 새삼 느꼈다.

그럼 청렴한 청주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공무원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우선,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시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청렴행정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법과 원칙은 철저하게 하되, 시민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필자가 통합민원업무를 담당한 지 겨우 2~3일 되었을 때의 일이다. 한 민원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병원에 있는 남편의 최근 인감증명 발급내역을 보고 싶다고 요구하였다. 다른 사람이 남편의 인감을 발급받아서 재산을 빼앗으려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감증명발급내역은 본인이 방문하여 신청하거나 또는 법령에 의하여 권한이 있는 자가 신청한 경우에만 열람할 수 있다. 그래서 발급내역을 보여드릴 수 없다고 셜명드렸으나, 민원인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기에 무엇이든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 때 팀장님이 민원창구로 다가오셔서 민원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시면서 다시 한 번 법과 원칙을 설명해드렸다. 이처럼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을 적용해야 진정한 청렴행정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째, 부정부패의 씨앗이 직원들 마음 속에서 자라나지 않도록 수시로 관리해주어야 한다. 필자는 공무원헌장게시를 제안하고 싶다. 공무원헌장을 인쇄하여 직원들 개인별 책상이나 컴퓨터에 붙여놓는 것이다. 공공기관 어느 부서를 가도 벽에 걸린 공무원헌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매일 제대로 읽어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그 공무원헌장을 컴퓨터 옆에 붙여놓고 틈틈이 읽는다. 이러한 습관은 공무원으로서 자부심도 느끼면서 청렴행정 친절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스스로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셋째, 청렴행정실천을 시민들에게 홍보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 직원의 청렴배지착용을 제안한다. 청렴행정을 실천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함으로써 직원들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고 시민들로부터 청렴행정실천을 위한 관심과 협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도는 단 1건, 단 1명의 잘못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작지만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이야말로 청렴도를 지키는 파수꾼이 될 것이다. 청주시 전 직원의 노력과 청주시민의 관심과 협조가 있다면 맑은 고을 청주 그 이름 그대로 청렴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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