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미 취재부 기자

▲ 박장미 취재부 기자

그 어느 해 보다도 어수선한 한해였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한 불안한 정국과 지속되는 경기불황까지. 워낙 사회가 혼란스럽고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런 것일까. 이웃에 전하는 온기도 식어버린 것만 같다.

한국기부문화연구소가 기업, 재단의 모금 담당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국정농단 사태가 기부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이처럼 어지러운 시국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문화를 위축시키는 듯하다.

날은 계속 추워지고 2017년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온기가 예전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것이 모금 현장 일선에 나가있는 이들의 말이다.

한 관계자는 “경제도 어렵고 여러 가지 안 좋은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다보니 개인이나 기업의 기부 참여가 줄어든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며 예년 보다 저조한 참여율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희망2017나눔캠페인의 올해 목표액은 64억원이지만 현재 28억6000여만원이 모금돼 44.7%에 불과한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70.2%에 불과한 수치다.

하지만 기부가 줄어들었다고, 이웃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줄었다고 매정한 사회가 됐구나 하는 비관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얼마 전 제천의 한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자신이 받은 장학금과 상금을 전달했다.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게 지내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손편지와 함께였다.

또 14년째 1만여장의 연탄을 선물한 ‘얼굴 없는 천사’와 위기가정에 긴급 유류지원, 사랑의 선물 전달 등 기부한파를 녹이는 훈훈한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과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촛불 집회로 230만명의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뭉친 것처럼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기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한 어린이의 편지글처럼 모든 사람들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작은 관심을 갖길 기대해본다.

작은 관심이 더 따뜻한 겨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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