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하 수필가

 

김영란 법이 막을 올렸다. 함께 음식을 먹은 후 각자 지불하는 모습을 요즘 자주 볼 수 있다. 식사 후에 앞 다투어 음식 값을 서로 내겠다고 싸우다시피 하는 모습은 점점 사라질 것 같다. 본인이 먹은 것은 본인이 지불하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카드 받기를 꺼려했던 음식점 주인들도 많지 않은 액수에도 기꺼이 카드를 받는다. 그런데 나누어 내는 더치페이라는 용어에 조금 문제가 있다.

본인이 먹은 음식 값을 내는 것을 ‘더치페이’하자고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치페이라는 말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용어이다. 물론, 서로 통용이 되어 이해만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느 말이든 유래가 있는데 더치라는 말이 어떻게 유래되었을까 알아본다.

‘더치’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는 뜻과 다르게 영국에서 식민지들을 소유하려고 하던 시대에 네덜란드 사람들을 향하여 사용되어졌다는 말이 있다.

영국인들이 네덜란드 사람들을 향하여 자기들 끼리만 통용되는 속어로 만들어 사용하면서 더치맨(Dutchman)으로 부르며 좋지 않은 뜻으로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이 단어 속에는 네덜란드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경멸하는 내용으로 이기적이며 돈도 제대로 쓸 줄도 모르는 구두쇠 같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되었고 그렇게 사용하였다. 자주 말 하고 있는 더치페이(Dutch Pay)는 사전에 없는 말로 지불하다 (Pay) 라는 말이 쉽게 붙여진 말인 듯 하다. Dutch 라는 단어는 각자 먹은 음식 값은 각자 지불하자 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꼭 더치를 섞어서 영어로 사용하려면 ‘Going Dutch’ 또는 ‘Dutch Treat’ 라고 올바르게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뜻이야 어찌되었든 통하기만 하면 될 수도 있지만 한 마디의 말과 단어에도 표정이 있음을 느낀다.

양부모에게 입양된 아이들에게 한글을 지도하였던 경험이 있다. 외국에서 만난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 한글의 소중함을 깊이 깨달았다. 언어는 곧 해외로 입양된 어린아이들에게 동포애 같은 따뜻함을 안겨주고 있었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본인이 태어난 모국의 언어에 대하여 궁금해 하였고 한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 됨은 물론이며 언어로 인하여 한국문화와 전통음식이 자연스럽게 연결고리가 되었다. 언어는 곧 문화이며 뿌리를 알아가는 인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은 한글공부로 시작된 반듯한 ‘언어의 힘’이었다. 언어로 전해지는 메시지는 무엇보다 강하게 어린이들을 위로하였던 그 시간은 행복감이 가득했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였다. 사전에도 없는 용어를 합성하여 마구 사용하는 더치페이보다는 ‘나누어 내기’ ‘각자 내기’ ‘내가 먹은 것은 내가 내기’ 등으로 쉽고 순수한 우리말로 사용해도 좋고 올바른 영어를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한 가지씩이라도 실천한다면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도 함께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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