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UPDATED. 2018-09-22 22:05 (토)
특별기고-동양일보 창간 25주년에<안수길>
특별기고-동양일보 창간 25주년에<안수길>
  • 동양일보
  • 승인 2016.12.28 2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수길(논설위원)
▲ 안수길(논설위원)

 ‘이 땅의 푸른 깃발’을 사시(社是)로 내걸고, 1991년 12월 29일 제 1호를 발행한 동양일보가, 오늘로 창간 2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평범한 사람들의 빛남을 위하여’라는 제작정신의 구현을 위하여, 본보 제작진은 사회의 어두운 곳, 낮은 곳에 주목하면서 빛과 소금 역할에 충실한, 사회의 목탁(木鐸)으로 존재하고자 노력해 왔다.
 25년의 연륜, 6842호의 지령(紙齡)이 가리키듯, 그동안 본보가 담아 낸 사연은 다양하다. 지역과 국가와 세계를 연결하는 각종 정보는 물론, 충청지역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선행미담을 발굴하고, 억울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의 절박한 사연을 담아냈다. 사회를 어지럽히는 부조리에는 경종을 울리고, 시민정신 고양을 위한 각종 문화사업은 물론, 장차 이 사회의 동량이 될 영재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각종 매체의 범람으로 ‘알 권리’를 빙자한 불량정보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현장확인과  기명기사제를 준수하는 건 물론, 근거 불확실한 추측성기사, 일방취재로 인한 편협성기사를 배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정확하고 공정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다.
 또한 신문제작에 독자의 참여기회를 넓히기 위해 시군별 기획위원을 위촉, 의견을 수렴하여 제작에 반영하는 한편, 풍향계, 동양칼럼, 프리즘 등 오피니언 란을 상설하는 외에 시기별, 주제별 독자 참여를 위한 기획지면을 확보 해 왔다.
 창간 25년을 맞은 현재, 충청권 여러 일간지 가운데, 발행 공시부수 1위를 견지할 만큼 다수의 독자를 확보하고, 기사에 대한 신뢰와 각종 문화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굴하지 않으며 강자의 논리와 부정의 변설(辯舌)에 미혹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을 빛나게 하는 정의로운 신문제작을 위해, 창간 당시에 내걸었던 제작정신을 일관되게 지켜 온 결과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공통적으로 겪는 경영상의 애로를 본보 역시 타개하지 못했다. 과거에도 그랬을 뿐 아니라 현재 또한 그렇다. 다행이 본보는 창간 당시부터 최신식 자체 인쇄시설을 갖추고, 외부용역까지 감당하는 한편, 여행사와 출판사 등, 별도의 수익사업을 통해 재정난 감소에 노력하고 있지만, 신문제작, 문화사업 투자, 사원복지비 등, 타개해야할 재정적 애로는 아직도 크다. 
 그러함에도 충청권의 여러 지역일간지 중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노사(勞使)일체로 화합을 도모하는 가운데, 전 사원 일심동체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신문제작에 헌신, 희생해 온 결과다. 본보는 물론 지역신문들이 극복해야 할 난관은 재정난 외에도 수다하다. 독자확산과 광고수주의 한계성, 취재인원과 기동력확보, 점증하는 정보량과 독자의 요구수용을 위한 증면 등이, 앞에 놓인 난관이요 풀어야할 과제다. 보도매체의 난립이나 지역환경과 연계되는 문제들이므로 가까운 시일 내에 호전되리라는 기대도 난망상태다.
 그렇다고 현상유지에 만족한다면, 공시부수 1위 유지나, 독자의 신뢰와 기대는 포기해야할 것이다. 이는 곧 독자의 외면과 신문의 신뢰추락으로 이어지고. 그 후에 맞게 되는 결과는 자명하므로, 가일층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거액자본으로 출발한 대부분의 세계적 언론사와 달리, 1800년대 초, 소규모 지역소식지로 창간, 200여년의 연륜을 쌓아 온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영국전역을 넘어 세계적 정론지(正論紙)로 명성을 확보한 건, 재정확충에 앞서 다양한 독자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대중지로서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광범위한 독자의 신뢰를 받아온 결과였다.
 신문의 균형을 유지하는 건 기사의 질(質)이다. 편파성을 벗고 여러 계층의 독자를 아우르는 기사, 끝까지 읽히는 기사, 읽은 후 실망하지 않는 기사, 희망과 기대를 부여하는 기사, 공감과 감동을 주는 기사, 이타적이고 선의적 충동을 자극하는 기사, 가독성이 높고 이해가 쉬운 유연한 문장의 기사. 이것이 질 높은 기사의 요건이고, 신문의 신뢰를 쌓는 밑돌이다. 이른바 국민,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킴으로써, 기사에 대한 신뢰와 신문의 격(格)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 공기(公器)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알 권리’는 모든 국민이 국정에 관한 정보에서부터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방해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기본인권 중의 하나다. 전제군주국가의 소멸 이후, 민권에 바탕을 둔 근대국가들이 헌법으로 이를 보장함으로써, 건전한 국가기능과 평등사회 유지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국민의식수준을 향상시키는 동기가 되었다. 따라서 국민의 ‘알 권리’, 즉 언론의 자유보장은 국가별 민주주의의 정착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나 다름없다.
 ‘언론의 자유는, 자유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을 종용하고 일깨운다. 그리하여 인간의 지식을 더욱 증가시킨다.(베이컨)’는 말이나,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언론의 자유다.(디오게네스)’라는 말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와 국민의 의식수준이 이루는 삼각형이 상호작용을 통해 균형을 이뤄야 삶의 질(質)이 높아진다는 뜻을 유추하게 한다.
 언론자유를 최초로 공기화(公器化)한 것이 신문이고, 그 최전선의 전사가 바로 기자다. 따라서 기자에게는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사명감과 긍지가 바로 무기다.  
 또한 기자에게는 취재와 기사작성이 생명이다. 취재에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도구와 방법, 다양한 감각이 요구되므로, 현장경험을 쌓지 않고 단시일에 체득하기란 쉽지 않다. 기사작성 역시 문장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제한 된 시간에 작성자의 중립적시각과 간명한 문체로, 일상(日常)의 상황 속에서 대중성 있는 정보가치를 창출해 내는 혜안과 기민성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사의 기본요소, 언제(When) 어디서(Where) 누가(Who) 무엇을(What) 왜(Why) 어떻게(How)하였는가라는, 소위 육하원칙은 초중고 학생의 작문수련에도 강조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취재한 사실을 이러한 원칙에 적용, 상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상상이나 추측이 개입되면 소설 같은 허구적(虛構的)기사가 되고, 오보(誤報) 또는 기만적이고 편향적 기사가 되므로, 이를 지양해야 한다. 정확 신속 공정이 곧 기사의 핵심덕목이기 때문이다. 물론 논평적 기사에는 주관(主觀)의 개입이 당연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고 합당한 논리를 배경으로 해야 한다.   
 독자가 읽다가 내던지는 신문, 읽고 나서 후회하는 기사, 읽고도 사실 파악이 안 되는 기사, 부정적 충동을 자극하는 기사는 독자의 수준을 따르지 못하는 기사요, 신문이 대중의 호응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닌, 공해(公害)로 전락케 하는 악재다.
 본보는 이러한 우려를 배제하고 기자의 사명감 제고와 자질향상을 위해 연수기회를 확대하고 사기진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충족이나 만족에 이르는 길은 아직 멀다.
 신문이 사회공기로 등장한 초기, 영국의 J.월터, J.틸렌, 미국의 H. 그릴리 등은 기지(機智)넘치는 명문장과 개성 있는 논리로 당시의 지식층은 물론 서민대중에게까지 큰 영향을 끼침으로써, 신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문사의 주가를 끌어올린 명기자로서 이름을 날렸다.   우리나라도, 대한매일신문의 배설(조선중기 무신 裵楔과 동명이인)기자, 최초 한글전용 민중신문인 독립신문의 조동우 차이석기자, 황성신문 논설위원과 대한매일신보 주필을 역임한 신채호 등, 당시의 민족적 울분에 공감을 일으킨 명문기사, 명문논설을 쓴 언론인들이 많았다. 비록 일제의 탄압으로 폐간, 혹은 필자의 옥고(獄苦) 등으로 붓을 꺾였지만, 그 명문과 명성은 아직도 언론 후학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의기로운 사람에게 뜨거운 가슴 있어라’ 본사 사가(社歌)의 첫 소절은 기자의 사명감을 상징하고, ‘조선 땅 뛰어넘어 육대주를 휘도니’라는 신바람가의 둘째 소절은 사원들의 진취적 기상을 상징한다. 이는 본사 구성원 모두의 가슴에 품고 있는 자부심이요 지향(志向)이다. 난관이 있다 해도 주춤하지 않고, 벽에 막혀도 뚫고 나가리라는 각오요 의지의 표현이다.
 전 기자가 취재의 달인이요 감동기사를 쓰는 명기자로, 전 사원이 신문제작의 명인으로 자부할 때까지 신발끈을 조여 맬 것이다. 매호마다 질 높은 기사, 가치 있는 정보를 담아내고, 독자의 관심과 호응, 신뢰를 높여갈 것이다. 창사 25년, 지령 6842호의 저력을 발판으로, 지역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로 벋어가는 기적을 이룰 때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빛남을 위하여’ 일관된 의지를 발휘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율량동)
  • 대표전화 : 043)218-7117
  • 팩스 : 043)218-7447,7557
  • 창간 : 1991-12-29
  • 제보전화 : 043)218-72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원중
  • 명칭 : 동양일보
  • 제호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 등록번호 : 충북 가 00003
  • 등록일 : 1991-12-27
  • 발행일 : 1991-12-27
  • 회장 : 조철호
  • 발행/인쇄인 : 유영선
  • 편집인 겸 편집국장 : 김영이
  •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동양일보 '이땅의 푸른 깃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ynews@d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