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프로농구 송년 경기에 5천여 관중이 몰려 '흥행 대박'을 이뤘다.

    31일 밤 10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경기는 KBL이 야심 차게 준비한 이벤트다.

    원래 오후 4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이날 경기를 밤 10시에 시작, 경기 종료 시각을 새해가 오는 자정 가까이로 맞추면서 '송년 매치'로 치르자는 취지다.

    이미 경기 시작에 앞서 1, 2층 인터넷 예매분 2천400장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현장 판매분 3천200장도 경기가 시작되는 밤 10시 이전에 3천 장 넘게 팔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5천400장 정도가 경기 시작 전까지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정확한 최종 관중 집계는 3쿼터 이후 나온다"고 설명했다. 매진될 경우 5천600명이 이날 관중으로 기록된다.

    평소 2층까지만 차던 이날 고양체육관은 3층까지 팬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성탄절 오후 4시에 열린 오리온의 홈 경기에는 관중 3천202명,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2시 경기였던 오리온과 부산 케이티 경기에는 2천543명만 들어왔던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날 경기는 밤 10시에 시작됐지만 오후 5시가 넘어서부터 체육관 1층 매표소에 팬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 등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평소 야간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7시였다면 저녁 식사를 경기 끝나고 하는데 오늘은 경기 시작에 앞서 식사를 마쳤다"며 "우리가 나이 많은 선수들이 있는 편인데 초저녁 잠이 많아 큰일"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문경은 SK 감독 역시 "이런 행사는 바람직하다"며 "경기 시간 변경뿐 아니라 장소도 프로농구 연고지가 없는 곳으로 팬들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다른 구단들도 농구 인기 부흥을 위한 이날 행사에 힘을 보탰다. 오리온의 상대 팀인 SK는 물론 울산 모비스, 창원 LG, 안양 KGC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 등이 경품을 제공했다.

    추 감독과 문 감독은 나란히 입을 모아 "앞으로 이런 송년 경기를 프로농구만의 문화로 정착시켜 팬들을 경기장으로 더 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자정이 되기 60초 전부터 특별 영상을 보면서 카운트 다운을 하는 식으로 새해맞이를 하게 되고 0시 정각이 되면서 새해가 밝으면 체육관을 찾은 팬들과 양팀 선수단이 함께 2017년을 축하한다.

    문경은 감독은 "홈 경기로 해야 했는데"라고 입맛을 다시며 "경기서 패하고 (홈팀의) 송년 행사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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