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는 지난달 29일 창간 25주년을 맞아 15년 이상 해당분야에 종사하며 탁월한 업적을 남긴 숙련기술인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충북에 거주하는 대한민국명장과 기능한국인, 숙련기술전수자 등을 취재, 보도했다.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 11조에 의해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자랑하는 기술자로 다년간 해당 분야에 종사하며 숙련기술 발전과 숙련 기술인의 지위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명장으로 선정, 우대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1986년 전국기능경기대회 명장부 경기에서 1위 입상자에게 명장 칭호를 부여한 것이 시작이다. 현재 22개 분야 96개 직종에서 616명이 전국적으로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매년 선정하고 있지만 적격자가 없으면 뽑지 않을 정도로 명장은 상위 1%이내의 해당분야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북에선 2000년도에 도자기 공예 및 전기 분야에서 서동규·안순일 명장이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박동복 종자 명장이 선정되기까지 8명만이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특히 증평군 증평읍 도안면에서 제일종묘농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명장은 2005년 항암쌈채를 시작으로 2008면 당조절고추, 2011년 항암배추, 2014년 항암순채까지 무려 270여종의 신품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능성 종자분야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기능성 종자 분야로 ‘노벨상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박 명장은 배고프던 시절 생산량을 중시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웰빙 농산물 시대를 넘어 예방의학(의식동원) 차원의 기능성 종자 시대가 도래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가 ‘종자반도체 명장’이라 불리는 데는 기능성 종자의 가치가 대한민국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 못지않아 이를 미래 먹을거리로 키워야 한다는 자부심과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산업, 바이오 융·복합 산업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도 바로 이 같은 숙련기술인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수 숙련 기술인을 선정하는 대표적인 제도로는 ‘대한민국명장’과 함께 ‘이달의 기능한국인’, ‘숙련기술전수자’가 있다. 2006년 8월부터 시작, 올해로 10년을 맞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제도는 산업체 현장실무 숙련기술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 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118명의 기능한국인이 선정됐고 충북에선 고졸신화의 주인공 3명이 있다. 이명재 명정보기술 대표는 데이터 복구분야, 이준배 제이비엘 전 대표(현 이아빌트세종 대표)는 국산 화폐식별기 최초 개발, 안혁 대원정밀 대표는 2차전지 분리막 기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관련분야에 ‘대박’을 터뜨렸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기술까지 포함하고 있는 숙련기술전수자 제도는 3개 분야 20여개 업종에서 전국적으로 122명이 선정됐고 충북에선 2014년 전통먹 분야에서 한상묵 전수자가 선정된 것을 끝으로 8명 만이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기술 분야 중 2002년 짚공예 분야 전수자로 선정된 강태생 선생의 경우 아흔둘의 고령임에도 생사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숙련기술전수자의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2~5년 동안 지원되는 최소한의 경비(계승자 활동비포함 100만원) 마저 끊기면 실질적으로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다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을 지정만 하지 말고 사후관리에도 철저를 기해 기술자들을 예우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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