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논설위원/중원대 교수)

▲ 김택(논설위원/중원대 교수)

정유년 새해다. 아직 음력이기 때문에 새해는 한 달 후다. 명리학에서는 입춘인 2월4일에야 새해로 본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지가 지나면 새해로 봤다. 이때부터 낮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1894년 갑오경장이후 우리는 양력을 쓰고 있고 군부정권에서는 양력 신정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음력 설날이 부활됐다. 아무튼 정유년 닭띠해가 밝았다. 정유(丁酉)는 붉은 달이다. 정은 붉은 촛불을 의미하고 유는 서를 의미하고 서쪽을 지킨다고 한다. 천상계와 지상계의 집사역할을 한다고 한다. 서쪽을 의미하며 금의 기운이 강하다. 원래 닭은 창공을 날았다. 그러나 인간이 길들여서 날지 못하고 몸보신하는데 이용했다. 우리나라 닭은 원래 3000 년 전에 지금의 미얀마나 인도네시아에서 야생하던 것을 중국을 통해 들어와 길들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년 8마리를 잡아먹는 다고 한다. 5000만 국민이 닭 4억 마리를 먹는 셈이다. 닭의 수명은 10년 가까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잡아먹는다.
최근 조류독감으로 수천만마리가 살 처분되고 있다. 태어나서 생명을 모레목욕도 못 누리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
경주김씨 시조가 김알지다. 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삼국사기를 보면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서기 65년 봄날, 왕은 밤에 왕궁 서쪽 숲에서 닭 우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새벽녘에 사람을 보내 살펴보게 하였노라. 금빛 나무상자가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흰 닭이 울고 있었노라. 그 나무상자를 왕궁으로 가져와 열어보니, 사내 갓난아이가 있지 않은가. 왕은 '이 어찌 하늘이 내게 아들을 준 것이 아니겠는가'하며 놀라서 거두어 길렀다고 한다. 그 이름을 알지라 하고 금궤에서 나왔다고 하여 김 씨로 삼았노라. 경주 김 씨의 시조인 김알지니라." 고구려 무용총에도 수탉끼리 싸우는 벽화가 그려져 잇다. 닭의 볏은 벼슬을 상징하고 문(文)을 상징한다. 발톱은 무관(武官)을 상징한다. 꽃중에서 맨드라미도 벼슬을 의미한다. 그래서 닭의벼슬과 맨드라미 문양은 관운을 상징한다. 닭의 울음소리는 태양을 부르고 세상의 하루가 시작됨을 알린다. 새벽1시의 울음은 제사를 알리고 5시는 하루의 일과가 시작됨을 의미한다고 하다. 닭이 울면 귀신들이 제일 싫어한다고 한다. 우는 즉시마귀와 귀신들이 도망갔다고 한다. 그래서 주술적 힘이 강하다고 하여 무당이 굳을 할 때 피를 뿌린다. 닭은 미래를 알리고 상서롭고 뜨거운 기운으로 예부터 서조(瑞鳥)라고 한다. 닭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고집은 세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의리가 있고 결단력이 있다고 한다. 올 정유년은 하늘을 훨훨 나는 새처럼 홰에서 비상하는 닭의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이 병신년 환국의 정치를 자초했는데 이제 새로운 정도령이 나와 정치를 하여 국민들의 희망이 넘치도록 해야 한다.
먼저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탄생해야 한다. 거짓과 불의를 타파하고 공평무사한 자세로 국민을 위한 정직한 사람이 대한민국 호를 재건해야 한다. 정권잡기에만 혈안이 된 사람은 추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언론이 검증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에게 계도해야 한다. 이런 인물이 국사를 맡기기에 괜찮다고 천거해야 한다. 잘못된 지도자 만나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 망신시켜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다시는 기업을 괴롭히는 정치인은 철퇴를 내려야 한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할 수 있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기업이 기업운영과 기술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도 윤리경영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세 번째는 부정부패를 일소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 국세청, 경찰, 감사원 권한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기관의 인사권을 자체기관에 이양해야 할 것이다. 인사권이 대통령한데 있으니 대통령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그러니 최순실 사태도 온 것이다.       
 네 번째는 경제를 아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성장, 물가, 취업, 노동개혁 등을 할 수 있는 식견과 의지, 추진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강의 기적처럼 고속 성장할 수 없지만 경제의 동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다시 부흥하도록 경제 감각과 지식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정유년 새아침에 우리 모두는 희망을 품어본다. 혼란스런 병신년은 갔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분열과 반목이 우리 주위에 남아 있다. 광장민주주의를 승화시켜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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