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지난 4일(현지시간)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7'의 미디어 콘퍼런스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베이 호텔 컨벤션센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등장했다.

50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분간 유창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소화했다.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옷차림은 정장이 아닌, 노타이 셔츠에 니트 차림이었다. 미래와 혁신의 아이콘인 CES의 성격을 감안한 복장이었다.

강연 주제는 '미래기술을 통한 이동의 자유로움'. 정 부회장은 친환경 이동성과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 등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미래차' 계획에 대해서도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설명했다.

그가 라스베이거스 도로를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타고 달리는 영상이 방영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영상에서 자율주행차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채 커피를 마시거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했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일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까지 3년 연속 CES에 참석했지만,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재벌 오너가 CES 프레스 행사에서 직접 발표에 나선 적은 없었다.

정 부회장은 CES 첫날에만 무려 40군데 이상 업체의 전시장을 돌며 연관 산업과 경쟁사 동향을 파악하는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 최신 기술 파악에 전념했다.

정 부회장이 올해 첫 해외출장으로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아닌 CES를 선택한 것은 IT와 접목된 미래의 자동차 기술을 염두에 둔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CES는 이제 모터쇼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자동차 업체들의 참여가 늘었다.

정 부회장은 작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소개하는 등 최근 회사의 중요한 메시지나 전략 발표를 직접 챙기며 경영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의 이번 CES 행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이제는 '정의선 체제'로 확실히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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