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라운드에서 두 번 버디"

▲ 지난해 4월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스피스를 위로하는 캐디 마이클 그렐러.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조던 스피스(미국)가 색다른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피스는 지난해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5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다 12번 홀(파3)에서 두 번이나 볼을 워터해저드에 빠트려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한꺼번에 4타를 잃은 스피스는 결국 대니 윌릿(잉글랜드)에 그린 재킷을 양보해야 했다.

작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는 골프 사상 최악의 역전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와이주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 스피스는 7일(한국시간) "사실은 작년 12월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다녀왔다"고 털어놨다.

스피스는 거기서 AT&T 랜덜 스티븐슨 회장, 레드포인트 벤처스 설립자 제프 양과 함께 골프를 쳤다. 둘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원이다.

그는 12번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4m 버디 퍼트에 가볍게 성공했다.

쿼드러플보기를 적어낸 지 8개월 만에 버디를 잡아낸 것이다. 스피스는 "버디를 잡아내고선 엄청나게 큰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허공에 주먹질하고 손바닥을 편 채 그린을 막 돌아다녔다"고 웃었다.

스피스는 "12번홀 티샷을 하려니 긴장되더라"면서 "절대 짧게 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그는 12번홀에서 티샷과 3번째샷, 그리고 다섯번째샷 모두 짧게 쳤다.

다음날 또 한차례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골프를 친 스피스는 이번에도 12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냈다.

핀 위치가 바뀌었지만 9번 아이언으로 홀 1m 옆에 볼을 떨궈 아주 쉽게 버디를 챙겼다.

스피스는 사실은 12번홀에서 '복수'를 작심했다고 고백했다.

12번홀 티박스에서 그는 동반자들에게 "여러분, 이곳에서는 제가 쫓아내야 할 악령이 있습니다. 제가 악령을 쫓아내는 걸 지켜봐주기 바랍니다"라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스피스는 또 12번홀에서 두 차례나 버디를 잡아낸 소식을 캐디 마이클 그렐러에게 전화로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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