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목 잘린 겨울 수수밭을 보라
사방팔방으로 고개 숙이던 날들
가라 가라 하고
땅 움켜쥐었던 힘 서서히 풀며
허공을 후려치던 긴 칼 잎새
찬바람에 삭이는
수수밭은 얼마나 가벼워졌던가
일제히 목 잘린 겨울 수수밭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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