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저스틴 토머스(가운데)와 조던 스피스(오른쪽). 왼쪽은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미국)가 먼저 떴을 뿐이다.

스피스의 1993년생 동갑내기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차례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PGA 투어의 2017년 첫 대회인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 통산 3승째를 올린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스피스의 절친한 친구이다.

지난해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개인 첫 승을 거둔 2015년 ‘올해의 신인’ 대니얼 버거(미국)와 올리 슈나이더잔스(미국)도 동갑이다.

여기에 2016년 올해의 신인상을 거머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패트릭 로저스(미국) 등 1992년생들도 앞서 언급한 1993년생들과 함께 2011년 고교생 돌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2015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우승하며 그리요와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스마일리 코프먼(미국·1991년생)도 이들의 1년 선배로서 주니어 시절을 함께 보냈다.

AP통신은 스피스가 그의 또래 유망주 골퍼들에 대한 기대를 높여놨다고 10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세계랭킹 5위인 스피스는 이미 PGA 투어 통산 8승을 쌓아놨다. 한때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그다.

또래 골퍼들은 먼저 승승장구한 스피스를 보고 좌절감과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토머스는 “일부 친구들과 또래 동료들이 잘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화가 나지는 않았지만 가끔은 조금 좌절했다. 나도 그들처럼 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랭킹 12위로 ‘떠오르는 스타’가 된 그는 “내가 덜 성숙했었다”라며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서로 경쟁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실 토머스는 그의 골프 실력보다는 ‘스피스의 친구’로 더 많이 알려졌었다.

그가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선두를 달릴 때도 인터뷰에서 “(작년 우승자인) 스피스가 코스 정보에 관한 조언을 했나”라는 질문을 듣기도 했다. 토머스는 “그런 적 없다”고 답하고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토머스는 아직도 가장 가슴 아팠던 패배 경험을 꼽으라면 2012년 미국대학스포츠(NCAA) 결승전을 떠올린다.

당시 스피스가 15번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퍼올린 샷을 그대로 홀에 넣자 텍사스대가 앨라배마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토머스는 앨라배마대 소속이었다.

그러나 스피스와 토머스는 라이벌보다는 친구로서 더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열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섬에 미리 도착해 함께 대회를 준비했다.

작년 가을 중국에서 열린 HSBC챔피언스 대회 때는 스피스, 토머스, 그리요가 호텔 로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주니어 시절 이야기로 밤새 웃음꽃을 피웠다.

스피스는 토머스의 우승을 보고 “이번 우승으로 토머스의 포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쇼트 게임에 정말 능하고, 코스를 잘 다룬다”며 친구의 장래를 밝게 점쳤다.

AP통신은 스피스, 토머스, 그리요, 코프먼에 이어 버거, 로저스, 슈나이더잔스도 빛을 볼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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