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수입규제 4개사 19개 제품엔 미포함 됐지만
갈수록 엄격한 통관절차…13일 오후 李지사 주재 대책회의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통상보복으로 보이는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규제가 노골화 되면서 국내 화장품 생산액 2위(점유율 27%)를 달리고 있는 충북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13일 오후 소회의실에서 이시종 충북지사 주재아래 도내 화장품 제조업체 대표, 학계, 유관기관·단체 관계자가 참석하는 산·학·관 간담회 및 경제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3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불합격 식품 및 화장품 수입 불허제품 명단’에 충북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갈수록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어 언제 그 파장이 도내 기업에도 미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 질검총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수입 불허제품 명단에는 애경(2개)과 이아소(13개), 기타(4개) 등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4개사 19개 제품 11t이 포함돼 부적합 비율이 17.0%로 전달(4.7%)에 비해 3.6배 증가했다.

이아소는 9년 전부터 53개 화장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나 그동안 부적합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산 화장품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제품 통관 규정을 맞추지 못해 불허된 것으로 보았다.

중국 질검총국이 밝힌 불합격 조치의 이유를 봐도 해당 제품들의 등록 증명서 미비, 신고 제품과 실제 제품의 불일치, 제품 성분 문제 등이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의 중국내 현지법인 관계자들은 한반도 사드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7월 8일 이후 질검총국의 인체 유해 성분에 대한 조사항목 추가 등 통관절차가 더욱 엄격해진 것은 부정하지 않았다.

중국내 현지 언론인 환구시보도 한-중 사드배치 마찰이 계속될 경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구매가 제한될 수 있을 것이란 기사를 게재해 국내 화장품 업계에 대한 위협이 본격화 되고 있음을 예고했다.

‘2016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충북의 화장품 제조업체 수는 113개로 경기(781), 서울(430개), 인천(200개)에 이어 전국에서 네번째로 많다.

또 충북은 국내 화장품 생산액의 27%를 차지해 전국 2위에 랭크될 정도로 6대 신성장 동력산업의 하나로 화장품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매년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오는 9월 12일부터 5일간 KTX오송역 일원에서 기업간거래(B2B)로 ‘2017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도는 중국 바이어 비자발급 제한 등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중국 등 동남아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럽과 중남미 등 26개국 450여명의 바이어를 초정하고 있다.

올해 중국 바이어 초청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10% 안팎(60~70명)으로 맞출 계획이다. 지난해 만 해도 충북의 수출 대상국은 중국, 홍콩, 일본, 미국, 대만 등 5개국에 80%이상 편중돼 우려를 낳기도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직접적인 수출·입 제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한국제품 불매운동이나 여행제한조치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제재 조치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해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도내 LG생활건강과 한불화장품 등 비교적 큰 업체는 현지법인이 있어 통상보복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지만 문제는 도내 화장품 제조사의 52.4%가 연매출 1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이라 이들이 중국 질검총국의 까다로운 통관절차에 부합할 수 있을지 지원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청주시는 지난해 시범사업(총 사업비 8000만원, 34개사)을 거쳐 올해에도 총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6일까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중소 화장품 제조업체 20개사에 대해 다음달부터 해외수출 인증을 돕는 컨설팅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 다른 도 관계자는 “오는 4월이면 화장품 연구개발(R&D) 및 효능평가 검증기관인 화장품진흥센터와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개발센터가 오송에 완공돼 가동에 들어간다”며 “서원대에 국제 임상센터를 보유하고 도내 7개 대학에서 화장품 관련 인력까지 육성하고 있어 도내 화장품 제조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갖추는 일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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