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북극에서 내려온 한파로 남유럽과 발칸 반도 일대에 수 십 년 만에 유례 없는 혹한이 닥친 가운데 교황청이 노숙자들이 밤을 보낼 수 있도록 교회 한 곳을 개방한다.

교황청은 13일 성명을 내고 로마 트라스테베레 지역에 위치한 교황청 소유 산 칼리스토 교회를 당분간 노숙자의 기숙사로 쓰도록 조치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낮 시간 동안 미사와 노년층을 위한 종교 강좌가 열리는 이 공간에 야간에는 침대와 전기 난방 기구를 비치해 노숙자 30여 명이 추위를 피해 잠을 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곳에 머무는 노숙자들은 가톨릭 자선 단체가 인근에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에서 저녁 식사도 제공받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최근 혹독한 추위가 계속되자 교황청 소유 승용차와 승합차를 야간에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인근에 주차해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하는 용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한 노숙 여성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경찰과 이야기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한편,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은 이번 주말에도 강풍과 강설을 동반한 영하의 날씨가 닥칠 것으로 예보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북부 이탈리아 대부분 지역에 눈이 예보된 가운데 밀라노, 모데나를 비롯한 북부 주요 도시에서는 빙판길 교통 사고가 이어지고, 토스카나의 항구 리보르노에서는 강풍으로 여객선이 계류장에 충돌하는 등 악천후로 인한 사고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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