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명장 2년여 만에 전기명장 반열까지 올라
“기술 독식하다 도태되기 싶상…공유시대 도래”

▣충북거주 ‘대한민국 명장’을 찾아서-안순일 전기명장

동양일보는 창간 25주년 기획특집(2016년 12월 29일)에 이어 충북에 거주하는 명장을 소개하는 ‘충북거주 대한민국 명장을 찾아서’를 매주 연재한다. 대한민국 명장은 숙련기술 장려법 11조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 해당 분야에서 적어도 15년 이상 종사하며 숙련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인의 지위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 우대하는 제도다. 동양일보는 충북에 거주하는 8명의 대한민국 명장 중 첫 번째로 박동복(제일종묘농산 대표) 기능성 종자명장에 이어 두 번째로 전기명장을 찾았다.<편집자>

 

강원도 원주 출신의 안순일(70·사진) 전기명장은 원주라디오기술학원과 서울 청계천 국제TV학원을 수료하고 그 당시 뜨는 직종이었던 전파사를 운영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가난한 전기 기술자였던 안 명장에게 전파사 주인은 이루기 힘든 꿈이었다.

군 전역 후 안 명장은 제천 소재의 대한도시바(대우전자 전신)에 취업했고 전기 기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사회 초년을 보내게 된다.

1973년 할아버지 고향인 단양 인근의 제천에 부모 친척들이 많이 살아 이주를 결심했던 안 명장은 1975년 10월 쌍용양회 강원 영월공장으로 이직해 변전실 계기반에서 2004년말 정년을 맞을 때까지 30여년을 근무했다.

하지만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을 아까워했던 회사측의 배려로 5년간 계약직 직원으로 더 근무를 했고 최근엔 쌍용양회 인근의 태봉광업에서 기계·전기·설비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태봉광업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고토비료와 모래 등 골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그가 명장 반열에 오른 것은 2000년 11월 1일 재직중이던 쌍용양회의 공적 추천으로 ‘4회 직업능력개발 촉진대회’에서 전기분야 명장으로 선정되면서 부터다.

이후 안 명장은 승승장구 해 이듬해인 2001년 11월 1일 만 1년여 만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안 명장은 “쌍용양회에서 근무할 때 전기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했다고 회사측이 공적 추천을 했고 자격심사에 통과돼 명장패를 받게 됐다”며 “이로 인해 특별승진을 하게 됐고 호봉도 올라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안 명장은 앞서 1998년 전국품질관리경연대회에서 이미 품질명장으로 선정돼 명장패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년여 만에 전기기술 발전과 전기기술 숙련인들의 지위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기명장에까지 오른 것이다.

안 명장은 2011년 6월 한 차례 더 전기 기기분야 명장에 선정되면서 모두 3차례 명장 인증서를 받았다.

안 명장은 “디지털화 되면서 기기도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오고 신기술도 빠르게 나와 배움에 대한 갈증은 갈수록 더 하다”며 “예전엔 기술경쟁력을 뽐내느라 혼자만 지니고 남에게 잘 안 가르쳐 줬지만 이젠 서로 공유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명장은 “지금이라도 배우고 싶은 후배들이 있으면 가르쳐 주고 싶다”며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만족스럽고 충실하게 근무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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