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 교수)

▲ 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 교수)

 요즘은 흙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학창시절 매일 같이 마주하던 향수어린 학교의 운동장도 이제는 인조 잔디 혹은 우레탄 트랙을 갖춘 포장된 운동장으로 바뀌어 있다. 지금의 학생들이 아토피 계통의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도 이러한 인조포장으로부터 발생되는 유해성 화학물질에 면역력이 약해져 피부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자꾸 편하고 삭막하게 깨끗한 것만 고집하다 보니 자연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리의 거주 형태도 절반 이상이 편리한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이 점점 편리함에 적응하다 보니 신체의 면역력은 자꾸 떨어진다. 그래서 아파트 생활에서 조금이라도 자연과 친해지고자 다양한 다육식물과 화초 나무를 키우고 있다. 본인도 아파트 생활을 한지 23년째이며, 가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주말농장, 산 혹은 들로 뛰어나가고 싶지만 바쁜 생활에 쫒기다 보니 콘크리트 건물 안에 갇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파트 실내에는 다양한 식물, 애완동물 등을 키우며 삭막한 일상생활의 무료함을 덜어내려고 함께 생활하고 있다. 23년 동안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들에게서 즐거움과 신체의 면역력을 항진 시키는 커다란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며칠 전 우리 집 베란다에 아주 작지만 큰 그리움이 움트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찌들고 힘든 무료한 삶으로 1/4 세기 가까운 아파트 생활에 베란다 귀퉁이에 추운 날씨와 싸우며 스스로 동계방한 훈련을 하고 있는 행운목이 꽃대를 올리며 큰 행운의 조짐을 보여주기 시작 한 것이다. 행운목이 우리 아파트생활에 행운을 가져다주려 움을 틔운 지 달포쯤 지나 아주 진하고 그윽한 난향을 발산하는 냄새가 아파트 향내로 취하게 만들었다. 단지 1-2개의 몽우리를 터트렸을 뿐인데 우리 아파트 전체를 행운의 향으로 점령하였다. 아주 행복한 나날을 행운목이 가져다 준 것이다. 그리워하고 기다린 좋은 결과가 나에게 커다란 행복의 행운이라고 생각하니 오늘도 매우 행복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한다.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충만해야 내 자신이 행복하다. 하지만 그리운 마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미워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그리운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모두 내 마음이다. 그리움은 내 마음이고 미워하는 마음이 타인의 마음이라면 좋겠지만 둘 다 내 마음속에 존재하니 그리움만 간직하며 살아 가는게 나에게 좋은 기운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생활하며 집안에 좋은 기운이 넘치라고 화초와 실내식물을 많이 키운다. 그 중에 아파트의 무미건조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내 식물로 많은 집에서 행운목을 키운다. 행운목은 어떤 식물인가? 행운목(Dracaena)은 아스파라거스과에 속하는 아프리카 열대지역이 원산인 관엽식물이다. 줄기는 높이 6m 정도로 곧게 자라며 줄기 끝 꽃 이삭에 6개의 작은 꽃이 달리는데, 꽃은 평생 키우면서 더러는 한 번도 보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고 잎은 보통 줄기 끝부분에서 잎자루가 없이 옥수수 잎처럼 빽빽히 붙어서 자란다. 꽃말은 약속의 실행이며, 7년에 한 번, 그것도 불규칙 주기로 꽃이 피어 행운목이라 하며 그 꽃을 본 사람에게는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커다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100년에 한 번 핀다는 이야기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지만, 천연가습기 역할로 실내 보습, 공기정화, 포름알데히드 제거로 새집증후군 완화에 효과적인 식물로 농촌진흥청에서 추천하는 식물이 행운목, 홍콩대엽, 장미허브 등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살아가지만 가끔은 남들에게 흔한 행운이 나에게는 왜 평생 한 번도 안 오는 거야? 하고 자문을 하기도 한다. 허나 남의 집 마당 잔디가 좋아 보일 뿐 다른 사람도 똑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헌데 내 스스로가 나를 그렇게 받아들이며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삶을 살며 평생 나에게도 많은 행운이 왔는데 당연시 했고 타인은 정말로 하늘이 준 천운이라고 판단한 것인 아닌가 한다. 그래도 우리는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살아야 한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좋은 행운이 올거야! 하고 기대하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언젠가는 행운이 그리움이 행복이 작지만 좋은 일로 다가왔을 때 이것이 나에게 행운이고 커다란 행복이라고 생각하면 살자. 올 초 우리 집에 백년에 한번 핀다고 회자되는 행운목이 활짝 피어 좋은 나날이 지속 될 것이고, 우리 동양가족 댁내에도 일 년 열두 달 365일 내내 행운과 행복이 철철 넘치는 좋은 나날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