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아마야구 현황보고Ⅱ' 발간…고교투수 부상 및 훈련실태 설문조사

고교 투수 70.4% 어깨와 팔꿈치 통증 및 부상 경험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고교야구 투수들이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너무 빨라 주요 부상 원인이 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BO는 2016년 고교야구 전국대회 8강 진출팀 투수들과 2017년 프로구단에 지명된 고교 졸업 예정 신인선수 등 전국 39개 고등학교 총 316명의 투수를 대상으로 부상 및 훈련실태 설문조사를 해 결과를 정리한 '아마야구 현황보고Ⅱ'를 17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고교야구 투수들의 조기 부상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통해 부상 원인을 점검하고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을 위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건강한 야구선수 육성을 지원하고자 실시했다.

설문지는 해외 사례를 기초로 해 개인적 특성 관련 8문항, 경기와 훈련 관련 45문항, 부상 관련 12문항 등 총 65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설문조사 결과의 평가는 미국 스포츠의학연구소(ASMI)의 연구자료를 토대로 미국야구협회와 메이저리그가 발표한 가이드라인 '피치 스마트'(Pitch Smart)를 기준으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고교야구 투수들은 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너무 빠르고, 과도한 훈련과 잦은 경기출장 때문에 휴식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주요 부상 원인으로 지목됐다.

즉, 어린 나이부터 변화구를 구사하거나 피로한 상태에서 투구하는 것이 부상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ASMI는 부상 예방을 위해 커브는 14∼16세 이후, 슬라이더는 16∼18세 이후에 연습하기를 권고한다.

하지만 국내 고교야구 투수 52.3%와 63.3%는 각각 ASMI의 커브, 슬라이더 연습 권장 연령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변화구를 연습하기 시작한 평균 연령은 커브 13.8±2.0세, 슬라이더 14.8±2.6세, 싱커 16.2±1.5세였다.

구종별로 커브는 13세(23.7%), 슬라이더는 15세(21.5%), 싱커는 16세(25.0%)에 가장 많은 선수가 던지기 시작했다.

피치 스마트는 어린 나이의 커브 연습의 투수의 팔 통증을 1.6배 증가시키며,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의 팔꿈치 통증 발생률은 85% 높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ASMI의 커브 연습 권장 연령을 준수하지 않은 투수는 준수한 투수에 비해 지난해 부상 발생률이 약 1.2배 높았다.

국내 고교야구 투수 중 지난해 1회 이상 연투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63.2%에 달했다. 이 가운데 5회 이상 연투한 투수가 22.6%로 가장 많았다. 연투 경험이 30회에 이르고, 무려 250이닝을 던진 투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91.7%의 투수는 팔이 피로한 상태에서 투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피로한 상태에서 던진 경험이 있는 선수는 그 경험이 없는 선수보다 약 1.7배 부상 위험이 높았다.

국내 고교 투수 70.4%는 2016년 이전 시즌에 어깨와 팔꿈치 통증 및 부상을 경험했다. 57.8%는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동안 2주 이상 투구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KBO는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 지정과 준수 의무화가 요구되며, 체력훈련과 재활운동을 위해 시즌 시작을 현행 3월에서 4월로 연기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또 선수, 학부모, 지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유소년 팀들과 야구관련 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KBO는 앞으로도 유소년 선수들의 과학적인 체력관리와 올바른 인성함양을 위한 제도적 지원 정책 연구를 진행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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