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십 년을 황새 연구에 천착, 마침내 국내에서 멸종됐던 황새 복원에 성공했던 박시룡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교수(황새생태연구원장)가 18일 마지막 강연을 끝으로 정들었던 교단을 떠난다.

박 교수는 18일 오후 2시 이 대학 교육박물관 1층 강당에서 ‘충북권(제2권역) 황새 야생 복귀의 실현’을 주제로 고별 강연을 한다.

‘황새 아빠’라 불릴 정도로 황새 연구에 모든 것을 바쳐 온 박 교수가 본격적으로 황새 복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5년이다. 동료이자 희귀조류 연구의 권위자였던 고 김수일 교수와 의기투합한 것이다.

당시 황새는 한반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환경 파괴로 인해 서식지가 줄면서 점차 사라지던 황새는 1994년 서울대에 남아있던 황새가 죽으면서 국내에서 멸종했다.

박 교수는 교원대를 설득해 이듬해인 1996년 황새생태연구원의 전신인 황새복원센터를 교내에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복원 작업에 매달린 박 교수는 그해 7월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왔고, 나흘 뒤 독일에서는 어미 황새 두 마리를 추가로 반입해왔다. 한반도에서 사라진 황새의 인공 번식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황새 인공 번식에 몰두한 박 교수는 1999년 4월 국내서 처음으로 일본에서 기증받은 황새 알을 부화해 2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얻었다. 2002년 4월에는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인공 번식에도 성공했다.

이후 인공 부화를 통한 황새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다. 외국에서 복원을 위해 들여온 황새까지 포함하면 국내 황새는 무려 160여마리에 달한다.

황새 개체 수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불어나자 그는 황새 야생화에 나섰다. 지난해 5월에는 멸종됐던 황새의 자연 번식을 45년 만에 이뤄내며 국내 황새 복원사의 획을 다시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교수는 18일 있을 고별 강연에서 미호천에서 사라졌던 황새를 복귀시키기 위해선 농약에서 자유로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또한 자신이 그린 수채화 100점을 타임캡슐 형식으로 교원대 내 청람황새공원에 묻고 기자회견을 해 복원을 위해 필요한 정부나 시민단체 차원의 노력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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