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전 제천교육장)

▲ 최성택(전 제천교육장)

 #1. 솔로몬왕의 지혜
 지혜를 얘기할 때면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구약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현명한 재판을 거론한다. 하루는 창기 두 여자가 솔로몬 왕 앞에 나아와서 한 여자가 말하기를 “저와 이 여자가 한집에 사는데 제가 해산하고 사흘 후 이 여자도 해산하여 우리 둘 외에 다른 사람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저 여자가 그의 아들 위에 누움으로 그의 아들이 죽으니 그가 밤중에 일어나서 내가 잠 든 사이 내 아이와 바꿔서 자기 품에 안고 자기 죽은 아들을 내 품에 안겼습니다. 아침에 내 아들에게 젖을 먹이려고 일어나 보니 죽었는데 자세히 보니 제 아들이 아닙니다.” 함에 다른 여자가 말하기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저 여자의 아들입니다.” 하고 솔로몬 왕 앞에서 말다툼을 하였다. 왕이 신하들에게 “칼을 가져오라 살아있는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 하였다. 산 아이의 어머니 되는 사람이 자기 아들을 위하여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왕께 아뢰기를 “청 컨데 이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였다. 그러나, 다른 여자는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지 않게 나누소서.” 하였다. 이에 솔로몬 왕은 “이 산 아이를 죽이지 말라는 저 여자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저가 그의 진짜 어머니 이니라” 함에 온 이스라엘 사람이 다 지혜 있음에 탄복하고 그의 통치에 잘 따랐다. 바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3대왕 솔로몬왕의 이야기다.

 #2. 지혜로운 친구의 이야기
우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6.25 사변이 일어났다. 가정도 국가도 파괴되고 가난한 전후의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학교가 폭격에 부서져 남천동 천주교회 마당과, 한전창고, 군청창고, 제천역의 못 쓰는 건물 등 을 전전하며 오전에는 공부하고 오후에는 책보자기에 모래와 자갈을 날라다 공병대가 학교 건물을 지어주는 일을 도왔다. 도시락은 못 싸오는 사람이 더 많고 반찬으로 콩자반이나 멸치볶음을 싸 온 사람은 한 반에 한 두 명일 정도였으며 비가와도 우의도 우산도 없이 그냥 맞고 다녔다. 신발도 바닥이 떨어지도록 신었다. 지우개가 없어 침으로 지우고 지우개에서 석유 냄새 비슷한 것이 나니까 석유에 담그면 되는 줄 알고 고무신 떨어진 것을 오려서 등잔의 석유 기름을 묻혀서 지웠다. 장날이면 연필장수가 연필을 깎아 박스에 내리 찍으면서 안 부러지는 연필이라고 소리를 치면서 팔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렇게 어려울 때 내 친구는 ‘전과지도서’와 문제집인 ‘수련장’ 이 있었는데 하루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는데 친구 한 사람이 자기 집에서 나왔다. 무언가 뒤에 감추고 몹시 어색하고 당황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나가기에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가 책상 위를 보니 전과지도서 와 수련장이 없어졌지만 식구들에게 이 일을 말하지 않고 자기 집에 왔다간 친구에게도 추궁하지 않았다. 일주일쯤 지나서 그 친구에게 “얘, 책 다 봤으면 돌려줘. 나도 공부해야 돼.” 하니 그 친구도 자연스럽게 돌려주더란다. 요즈음 말로 출구 전략을 아주 현명하게 쓴 것이다 그 당시 어려운 형편에서는 아마 부모들이 보았어도 책 내놓으라고 친구를 닦달 했을 것 같다.
 
#3. 친구가 들려준 지혜로운 나라 이야기
 동남아에서 국경분쟁이 있었다. 두 나라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로 늘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양국이 그 어느 때 보다 상황이 안 좋아 전쟁 촉발 직전이었다. 그 때 한 나라의 임금이 상대국에 “ 우리 싸워봐야 두 나라 모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설령 이긴다 해도 그 나라도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싸우지 말고 양국에서 물소 한 마리씩 내 보내서 싸우게 해 이긴 쪽이 분쟁 지역을 차지하자” 고 제의하여 싸우지 않고 해결했다고 한다.
 
 사람은 남의 이야기나 옛날이야기를 해도 관심 있고 자기의 성향에 맞는 말을 하게 마련이다. 고생을 참기보다 지혜롭게 살기가 더 어렵다.
 요즈음 같이 정국이 어수선하고 모든 국민의 신경이 날카로운 이때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기보다 모든 정치인과 국민이 물러서서 여유를 가지고 후손에게 물려 줄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을 생각하면서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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