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중부대 교수)

▲ 최태호(중부대 교수)

우리나라는 수술이 많기로 유명하다. 갑상선암은 웬만하면 수술하는 모양이다. 일본에서는 두고 관찰하면서 추이를 보는데 한국의 의사들은 수술을 권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필자의 형도 갑상선 수술을 하고 매일 약을 먹는다. 말이 그렇지 매일 약을 먹는다는 것도 참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친구들을 보면 거의 50% 정도는 혈압약을 먹고 있다. 물론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매일 아침 역류성 식도염 약을 식전에 복용하고, 식후에는 혈압약을 먹는다. 여행 갈 때도 항상 챙겨야 한다. 왓슨(watson: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을 더 신뢰한다는 암환자들이 더 많은 것도 문제다. 사람이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적인 것인지 의문이 간다. 많은 자료를 저장했다가 그 자료대로 분석해서 결론을 추론하는 왓슨과 인간적인 감정과 경험으로 판단하는 의사 중에서 왓슨을 더 신뢰한다는 것은 인간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한다.
 요즘 저녁 뉴스는 보기가 싫다. 내용이 모두 편파적인 것 아니면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반 총장이 해외 생활하고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자판기 활용하다 실수할 수도 있지 그것이 무슨 큰 잘못이라고 대서특필하는가 모르겠다. 매일 나오는 뉴스가 최순* 이야기 빼면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민심이 지나치게 분열되고 있다. 진보는 진보대로 패가 나뉘고 보수는 보수대로 패가 나뉘었다. 사색당파보다 훨씬 많은 당파싸움을 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세계는 4차산업혁명으로 순식간에 바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산업혁명은커녕 서로 물고 뜯으며 다툼만 벌인다. 은근슬쩍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미국과 일본 , 중국 등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를 미끼로 쓰고 있다. 사드나 소녀상, 영토분쟁, 방위비 문제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국론은 사분오열 갈라지고 있다. 여론이 갈라지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나라의 경제를 살피지 않은 언론은 의미가 없다. 나라가 있어야 언론도 있는 것이다.
 나라가 없어진 다음에 언론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물론 극단적인 예라고 하겠지만 요즘의 언론은 마치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몹시 슬프다. 홍콩에서 감기로 죽은 사람의 숫자가 엄청나게 많았을 때 우리나라는 메르스로 몇 명 죽은 것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어 나라의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했었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전부 광우병에 걸리는 것처럼 민심을 자극하기도 했었다. 감정이 있기에 사람이고,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다분히 감정적인 것은 이해하지만 사실을 직시하는 정론직필이 필요하다. 사실을 분석해서 그대로 보도하고 반대의견도 지면을 할애해 주어야 한다. 인공지능이라면 사실만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4차산업혁명으로 세계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조만간 드론이 택배를 대신할 때가 다가오는데 어쩌자고 혼란스런 이야기가 세상에 가득한지 한탄스럽다. 중요한 것은 사실만 바라보고 검증되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차라리 기계를 왓슨을 믿겠다는 것이 지금의 민심인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왓슨뿐만 아니라 박스터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요즘 어려운 일은 모두 박스터가 대신한다. 앞으로는 노동력의 대부분을 이 로봇이 감당하게 될 것이고 인간은 직장을 잃어야 한다. 육체적인 노동은 박스터에게 빼앗기고, 진찰은 왁슨이 대신하고, 약은 IoT(사물인터넷)가 조제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그 때에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처럼 앉아서 투덜거리기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결코 아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우리도 변해야 한다. 잘 모르면 배워야 한다. 갑상선암을 수술할 것인지 약으로 해결할 것인지 공부하고 묻고, 또 배워야 한다. 세상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공부해서 적응하는 사람만이 존재할 것이다.
 20년 후 삶이 무섭다고 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日新 日日新 又日新!(날마다 새롭게, 날로 날로 새롭게, 또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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