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풍미한 강타자 제프 배그웰(49·사진)이 올해 득표율 1위로 ‘쿠퍼스타운’에 입성한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9일(한국시간) 배그웰이 득표율 86.2%로 2017 MLB 명예의 전당 입회자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이어 팀 레인스(58)가 86%, 이반 로드리게스(46)가 76%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배그웰은 통산 15시즌 동안 타율 0.297, 2314안타, 449홈런, 1529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1991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배그웰은 1994년 타점왕을 차지하며 MVP를 수상했다.

배그웰은 발까지 빨랐는데, 1997년(43홈런-31도루)과 1999년(42홈런-30도루) 두 차례 30-30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1990년대 거포가 즐비한 시절에 전성기를 보낸 배그웰은 한 차례도 홈런왕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대신 꾸준한 활약으로 투표 7년 차에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올해 10년 차 후보였던 레인스는 마지막 기회에서 극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통산 타율 0.294, 2605안타를 기록한 레인스는 808도루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역대 5위다.

발 빠르고 높은 출루율로 이상적인 ‘테이블 세터’로 꼽힌 레인스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대도 리키 헨더슨과 활약 시기가 겹쳐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명예의 전당 막차를 탄 로드리게스는 작고 단단한 체구로 ‘퍼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했다.

공수 모두 빼어났던 로드리게스는 통산 타율 0.296에 2844안타, 311홈런, 1332타점을 기록했다.

로드리게스는 21시즌을 뛰며 MVP 1번, 올스타 14번, 골드글러브 13번, 실버슬러거 7번을 수상한 최고의 포수였다.

이중 배그웰과 로드리게스는 현역 시절 금지약물에 손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도핑 검사에서 적발된 적은 없지만, 정황 증거로 이제까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손해를 보다가 지난해 마이크 피아자 입성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그러나 금지약물 복용이 입증되거나 강한 의혹을 받는 선수도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로저 클레멘스(54.1%), 배리 본즈(53.8%), 새미 소사(8.6%) 모두 지난해보다는 득표율이 조금씩 올랐지만, 아직 기준인 75%에는 한참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통산 601세이브로 역대 2위를 기록 중인 트레버 호프만은 74%, 강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71.7%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 아쉽게 실패했다.

호르헤 포사다(3.8%), 팀 웨이크필드(0.2%) 등의 선수는 재도전 요건 5%에 미치지 못해 최종 탈락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BBWAA가 투표를 통해 선정하고, 득표율 75%를 넘겨야 입성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소 10년 이상 뛴 선수 중 은퇴 이후 5년이 지난 선수가 대상이며, 득표율 5%를 넘기면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는 최대 10년까지 재도전이 가능하다.

이번에 득표율 75%를 넘긴 선수들은 올 7월 명예의 전당이 있는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릴 헌액식을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