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반기문·정운찬과 ‘충청 대망론’ 4파전 관심 고조

▲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청권 인사들이 잇따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정치 변방에 머물던 충청권이 중앙정치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충청권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희정(논산) 충남지사, 정운찬(공주) 전 국무총리, 이인제(논산)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잇따라 대선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음성) 전 유엔 사무총장도 설 연휴이후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라는 제목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본격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야권의 대선주자들 가운데 공식 출마선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지사는 “저는 민주당의 적자이다. 반드시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며 “제가 하겠다.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오고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꿔야 한다.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며 “박정희 시대와 작별하고 당당하고 공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 ‘젊은 대통령’ 안희정과 함께 세상을 바꾸자”고 말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몸값도 껑충 뛰어오른 모양새다. 정 전 총리가 사실상의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난 19일 출판기념회 현장에 여·야 정치인들을 비롯해 지지자 등 1000여명이 몰렸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여·야 인사들은 일제히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응원하면서도 다양한 경로로 영입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모든 준비를 끝냈다. 부족했지만 제가 앞장서겠다”며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국민휴식제’를 비롯한 정책 구상을 밝혔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충청권 유력 대선 후보 가운데 지난 15일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 ‘충청권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분권형 대통령제로 헌법을 개정하겠다”며 “경제·교육·노동·복지 등 내정은 내각제로, 외교·안보·국방·통일 등 외정은 대통령제로 권력구조를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귀국해 ‘민생 챙기기’에 시동을 거는 등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입당, 창당, 연대 등 크게 3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 이후 여·야를 불문하고 정당 간 합종연횡 등 정계개편의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처럼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4명의 인사가 대권도전에 나서 충청대망론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 지사는 1964년 논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철학과를 나왔다. 1989년 김덕룡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 노무현 국회의원 보좌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2010년 민주당 후보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 2014년 재선됐다.

정 전 총리는 1947년 공주 생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2002년 23대 서울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을 지내고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거쳐 2009년 9월 국무총리에 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대선 도전이 네 번째다. 1948년 논산 출생으로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 6선을 지냈다. 새누리당의 친박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다시 일선에 복귀했다.

반 전 총장은 1944년 음성 출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외무고시(3회)에 합격,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미국 공사, 외무부 1차관보, 외교통상부 차관,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 외교통상부장관, 8·9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다.▶관련기사 8면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