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최… 마네의 '올랭피아' 그림을 패러디

▲ 맨 위 그림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지난 20일부터 '곧, 바이전'이라는 제목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고 있는 '시국 비판 풍자 전시회에 등장한 '더러운 잠' 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누워 있는 여성의 얼굴에 박 대통령 얼굴을 넣었고, 배경이 된 침실 벽 쪽에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으며, 몸 위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과 '사드'라고 적힌 미사일, 박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 옆에는 최순실 씨가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있다. 이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작인 '올랭피아'(가운데)와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네의 작품 '잠자는 비너스’(아래)를 합쳐 패러디한 것이다

새누리 "표현 자유 빙자한 인격 살인",민주, 표창원 당 윤리심판원 회부

바른정당 하태경도 "금도 넘어섰다" 정미홍 "여성으로서 모멸감"

표창원 "표현의 자유 영역이나 책임질 것"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묘사한 그림이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는 지난 20일부터 '곧, 바이! 展'이라는 '시국 비판 풍자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을 그린 작가들은 최근 논란이 됐던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논란이 된 그림은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적 누드화인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이다. 모델인 여성의 열굴에 박 대통령 얼굴을 넣었고, 배경이 된 침실 벽 쪽에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박 대통령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또 몸 위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초상 사진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적힌 미사일, 박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 옆에는 최순실씨가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24일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과 다를 바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풍자를 가장한 인격모독과 질 낮은 성희롱이 난무한 전시회"라며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비판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행위는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특히 표 의원이 전시회를 기획했다는 점을 문제삼으면서 "기독교 폄하, 포르노 옹호 발언, 최근 어르신 폄하에 이어 이번일까지 고려하면 표 의원이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성토했다.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도 "금도를 넘어섰다"며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하 의원은 "마치 김용민 전 의원의 막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 표 의원은 최근 노인폄하 발언에 이어 대통령을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꼬집었다.

2014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섰다가 중도탈락한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천박하고 대통령을 모욕하는 그림을 성스러운 국회에 늘어놓음으로써 국회를 더럽히고 국격을 훼손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여성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낀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를 열고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풍자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들었다. 그러나 반(反) 여성적인 측면도 있다"며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쳤고, 최종적으로는 (윤리심판원 회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해당 작품에 대해서도 국회 사무처가 전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표 의원은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를 둘러싸고 작품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이날 "표현의 자유 영역이나 책임질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표 의원은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요청을 의원실로 해와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했다"면서 "사무처가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설득해 결국 전시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 심판 및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논란을 야기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존중한다"면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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