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대회 출전 구단에 요청”

▲ 첼시 레이디스의 지소연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자축구연맹·더케이호텔앤리조트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프로축구 대표팀의 ‘간판’ 지소연(26·첼시 레이디스)이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강호 북한과 맞붙게 된 데 대해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지소연은 24일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연맹 후원업체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대회 각오 등을 말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최근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 조 추첨에서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려있는 아시안컵에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예선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강호’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평양에서 열려 더욱 부담이다.

지소연은 “북한과는 아시안게임이나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예선에서도 붙어봤다. 승산이 없지는 않다”면서 “북한에 지지만 않으면 골 득실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희망을 찾았다.

이어 “올림픽 예선 때도 1-0으로 이기다 아쉽게 실점해 비겼다”면서 “실력은 비등한데 (북한 선수들이) 후반에도 지치지 않고 너무 잘 뛴다. 어떻게 전술을 짜냐 따라 좋은 결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북한을 상대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데 대해서는 “그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라면서 “골 욕심을 부리기보다 어떻게든 본선에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지소연은 말하는 중간중간 “북한 선수들도 많이 준비할 텐데 걱정이 많이 된다”거나 “현실적으로 힘들기는 하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만나 당황스럽다”는 등의 말을 계속했다.

다음 달 4-11일 키프로스에서 열리는 키프로스컵 친선대회에는 한국과 북한 모두가 참가하는 만큼 전력 탐색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소연은 “제가 키프로스 컵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시안컵 출전 여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확실하지 않다”면서 “빨리 첼시에 돌아가 감독, 구단주 등과 만나 보내달라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의 경기 이틀 전에 보내주거나 하면 안 된다.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첼시도 첼시지만 저에게는 대표팀이 중요하다. 아마 첼시 감독이 이해해주실 것”이라 기대했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의 중요성에 대해 “2019년 월드컵에 못 나가면 그사이 기간이 붕 뜬다”면서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또 “대표팀 세대교체를 못 하고 정예멤버로 가야 할 것 같다”면서 “윤덕여 감독님이 결정하시겠지만, 캐나다 월드컵 멤버 그대로 가야 할 것”이라고 봤다.

조 편성 발표 당일 상황에 대해서는 “안 자고 기다렸는데 연락받고 생각이 많아졌다”면서 “안 붙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선수들도 예상치 못한 조 편성에 당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면서 “4월 7일 경기라 시간이 없다. 빨리 소집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제가 선수로 한 번도 북한을 이긴 적 없는데 꼭 이기고 싶다. 어차피 북한을 이겨야 월드컵 나가는 만큼 이번에 꼭 한번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북한이 남자축구는 질 것 같고 자신 있는 것은 여자축구뿐”이라면서 “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언제 시합할지 물어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 측의 요구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최근 대진 발표가 났고 통일부에서도 승인한다 하니 이번에는 성사될 것 같다”면서 “열심히 준비해 꼭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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