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마음 열겠다고

개심사 찾아와

일주문 문고리 잡고 안을 보니

문 뒤에 문이 또 하나 있는데

문마다 거울이 걸려 있다

거울 속에 내 마음은 보이지 않고

사천왕 그 부릅뜬 눈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한 쪽 문 끝을 살그머니 밀고

대웅전 오르는 마당 한 구석

연못 속 들여다보니

목백일홍 엉킨 가지에

걸어놓은 꿈

꽃이 피길 기다리며

겨우내 얼었던 산이

얼굴을 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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