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안떠서 걱정…앞으로 잘하면 된다" 다양한 의견 교차

(동양일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 의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정부와 여권을 향한 민심이반을 재확인한 시간이었다면서 설 연휴 지역구를 둘러본 소감을 전하면서 최대한 몸을 낮췄다.

그러나 범여권의 의원들은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 전열 재정비를 통해 달라진 보수 진용을 구축한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다.

범여권의 유력주자로 분류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초기 행보가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와 함께 그래도 보수 진영의 강력한 대안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엇갈렸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범여권 의원들은 새누리당이든, 바른정당이든 소속을 가리지 않고 마음 둘 곳을 잃은 보수층의 싸늘한 민심 속에 정권과 범여권을 향한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한다.

새누리당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의원은 "보수세력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넘쳤다"며 "그러나 안보가 불안한 야당을 지지할 수도 없어 유권자들이 마음 둘 곳이 없는 상황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은 "나라가 불안하다면서 빨리 좀 안정시켜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잘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야속하다는 실망감이 컸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도 컸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정양석(서울 강북갑) 의원은 "정치 불신에다 서민경제까지 어려워 지역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시선이 너무 따가웠다"며 "정치권 전체에 대한 싸늘한 시선에 정말 송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행보에 나선 반 전 총장도 범여권 지지층의 공통된 화두였다. 초기 행보와 메시지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평가에서부터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는 기대감이 동시에 표출되고 있다는 전언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충청 대망론'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었다"며 "반 전 총장이 신당 창당과 참신한 인물 영입을 통해 희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바른정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반 전 총장을 꼭 대통령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는 아직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도 "반 전 총장이 나서서 좀 해줘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안타깝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충청지역의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은 "아직은 반 전 총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도, 적극적인 실망도 없는 분위기였다"고 말했고, 바른정당 정양석 의원은 "반 전 총장 지지율이 안 뜨고 있지만 좀 더 잘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설 민심을 통해 보수 적통이 자신에게 있음을 확인했다는 아전인수격 해석과 함께 쇄신과 혁신을 통해 보수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다짐도 쏟아냈다.

새누리당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은 "새누리당이 얄밉지만 그렇다고 바른정당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새누리당이 정신을 차려서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보수층의 대선패배에 대한 위기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보수 후보의 단일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바른정당 대안론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국민에게 끼친 모든 염려와 잘못에 대해 뼛속 깊이 반성한다"고 쇄신 의지를 밝힌 뒤 "안보위기를 극복해 내고 민생현안을 최우선으로 챙겨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논평에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에 따른 반칙과 편법, 불법이 난무하게 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다"며 "이러한 민심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혼란을 수습하고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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