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당일치기로 충북 음성…성묘·세배 후 귀경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설날을 고향 충북 음성을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르면 이번 주 중 공식적인 대선 캠프를 꾸릴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반 전 총장 측은 이날 "이번 주에 조직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갖추고 인원도 보강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이후 마포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해 왔다.

이곳에서 상근하는 이른바 '마포팀'이 실무를 담당해 왔으나, 현재의 조직과 인력으로는 대선 준비에 역부족이라는 게 안팎의 공통된 견해였다.

반 전 총장 측은 캠프 사무실이 입주할 지역으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구성 과정에서 전·현직 정치인과 전문가 집단을 영입해 정책, 메시지, 기획, 공보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제3지대'에서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당 창당이나 정치적 연대 등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여야 정치인들을 더 접촉하고 나서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신당 창당' 보고서와 관련해 반 전 총장 측은 "처음 보는 문건이고, 내부적으로 작성한 적도 없다"며 "반 전 총장에게 보고되지도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설날인 28일 고향을 찾아 '망중한'을 즐겼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충북 음성에 도착, 생가 주변 부친의 묘소에서 성묘한 뒤 인근 식당에서 일가친척 10여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비록 당일치기에 그친 고향 방문이었지만 귀국 직후부터 각종 민생행보 등으로 빡빡한 일정을 보내온 반 전 총장으로서는 모처럼 만의 여유 있는 시간이었다.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을 대동한 채 고향을 찾은 반 전 총장은 들뜨고도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설을 맞는 게 10년여만이다"라며 취재진에게도 연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넸다.

몇 가지 과일과 전류, 밤, 대추 등으로 단출하게 꾸려진 차례상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 절을 올린 뒤 어린 손주들의 손을 잡고 선산을 내려와 식사 장소로 향했다.

성묘 전에는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세배하고, 음성군청에도 들러 휴일에도 근무 중인 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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