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냐, 안철수냐' 호남 민심 놓고 엇갈린 해석도

(동양일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30일 "정권교체가 설 민심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설 연휴 기간 지역 민심을 살피고 돌아온 두 당 소속 의원들은 '4월 말 5월 초' 조기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번에야말로 정권을 교체하라"는 주문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자만하거나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도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서울 성동을)은 "많은 분이 대통령의 탄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탄핵이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더라"라며 "야권이 정권교체를 해달라는 기대감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갑) 역시 "정권을 바꿔 나라를 정상화해달라는 요구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갑)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견, 특히 민생이 어려운 만큼 국민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 민심은 야권에 무조건 호의적이지도 않았다고 상당수 의원들이 전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선 최근 표창원 의원의 '대통령 누드풍자 그림 전시회'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날아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박용진(서울 강북을) 의원은 "야권 내 여러 분란에 대해 우려가 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도 대선주자들이 제대로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며 "보수층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튀지 말고 신중하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파괴력이 적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전했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은 "반 전 총장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더라"라고 했고, 국민의당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준비가 많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충청권인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은 "외교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과, 국내 물정을 너무 모른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사람이 갈리더라"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호남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양당 의원들은 엇갈린 민심을 전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더라"라며 "안철수 전 대표도 2%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여론조사에서 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낮은지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안 전 대표가 지금은 지지부진해 보여도 결국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호남에서는 문 전 대표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는 놀랄 정도로 많이 완화됐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과 함께 문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춘석 의원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반대가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안 전 대표에게는 별로 기대가 없는 것 같더라"라고 했다.

야권 통합론에 대해선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광주 동구남구갑)은 "공동정부든 연합정부든 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야당끼리 싸우다 죽 쒀서 개 주지 말라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구갑)은 "다자구도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통합요구가 강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제3지대론에 대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평가도 정반대였다.

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은 "제3지대론에는 다들 관심이 없는 것 같더라. 폭발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제3지대를 요구하는 민심을 느꼈다"며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모두 모이는 이벤트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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