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손학규·정운찬 간 통합·연대 움직임 빨라질듯

(동양일보)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1일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 선언에 따라 이른바 '제3지대'를 둘러싼 대선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 구상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면서 그 공백을 국민의당 등 야권이 주도하는 제3지대 정계개편론이 차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찮아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 국민의당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위원회 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간의 연대가 '반기문 변수'의 소멸로 더욱 탄력을 받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2월 말께로 점쳐지던 이들 세력 간의 통합 및 연대는 중순께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 의장과 정 전 총리가 연대를 늦출 명분도 부족하고, 국민의당 외에는 연대할 세력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손 의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만나 상당한 교감을 이뤘고,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정책적 가치에 의견접근을 이룬 데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당도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장에 연대를 추진하며 여론의 집중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일단 국민의당 등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표정관리를 하며 속도조절을 하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플러스 마이너스를 따질 필요가 없다"면서 "국민 편에 서서 국민과 함께 가면 된다"고 말했다.

손 의장도 MBN에 출연해 "국민의당 합류보다 개혁세력을 어떻게 크게 모으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과 손 의장 측은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대 '야권 연대를 통한 후보'의 대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측으로 갔던 중도층의 표가 안 전 대표 등에게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문 전 대표와의 '일 대 일'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국민의당의 판단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반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확률을 낮게 보며 문 전 대표와 자신 간의 일대일 구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정권교체가 대세라는 것이 굳어질 것"이라며 "유권자는 누가 더 나은 정권교체인지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손 의장 등은 통합 및 연대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우리 바람은 빨리 (통합 및 연대를) 해서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도 하고 때로는 박치기도 하는 다이나믹하고 드라마틱한 모습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3지대에는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변수가 남아있다.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에 부정적이었던 김 전 대표가 오히려 자신이 대표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은 김 전 대표와도 함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김 전 대표 측에선 그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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