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편집국 부장/천안지역 담당)

▲ 최재기(편집국 부장/천안지역 담당)

이근영 전 천안시장이 지난달 25일 향년 84세에 별세했다. 설 명절을 불과 사흘 앞두고 세상과 작별했다. 이 전 시장은 27일 천안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천안시민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지병인 호흡기질환을 끝내 이기지 못했다. 그는 최장수 천안시장으로서 지역발전을 이끄는 등 굵은 발자취를 남겼다. 충남 아산 출신인 그는 지난 86년과 89~93년 임명직 시장 2차례, 민선 1·2기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11년 동안 천안시정을 이끌며 중부권 핵심도시로 발전시켰다. 그 덕에 천안시민의 큰 사랑을 받았다. 선출직 3선 당선이 확실시 됐던 지난 2002년 3월 임기를 3개월 여 남겨놓고 천안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남은 임기에 충실하면서 ‘머물던 자리도 깨끗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조용히 시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갑작발표는 지역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전시장은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민련 소속으로, 현직과 자민련의 프리미엄으로 3선 당선은 예약돼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정치적 욕심을 버리고 정치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정계은퇴를 선택했다. 시장 재임시절 많은 업적을 남겼다. 시군을 통합시켰고, 남부대로와 번영로 등 광역도로망을 구축해나갔다. 불당동 청사이전을 반대하는 의회와 시민들을 설득해 불당동 청사시대를 열기도 했다.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기업유인 정책을 펼치는 등 100만 인구도시의 기틀을 다졌다. 그의 빈자리가 더 크고 그래서 더 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인의 빈소에는 천안시민과 후배 공무원, 정치인들의 추모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는 ‘정치인’이기보다는 ‘행정가’로 기억되고 싶어 했다. 이제 그를 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가 이룩한 천안 발전은 시민과 후배들에게 기리 남을 것이다,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