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설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부산 사하구의 한 마트에서 정모(26)씨가 막걸리 한 병을 훔치다 주인에게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정씨는 최근 조선소에서 일하다 실직했고 이틀 전부터 수돗물만 마시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경찰에서 “너무 배가 고파 막걸리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정씨의 딱한 사연이 알려지자 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 옹기제작 업체는 숙식을 포함한 일자리를 주고 기술까지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개인적으로 생필품과 함께 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경찰에 알려온 사람도 많았다.

젊은사람이 물로 배를 채웠다는 안타까운 사연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청년실업을 대변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청년 10명 중 1명은 실업자라는 뜻이다. 이는 통계청이 청년 실업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실업자 수는 사상 최대인 100만명을 돌파했고 그중 청년 실업자가 37만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새 대통령을 뽑는 해다.

실업자 해소가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지만 새 지도자는 경기부양에 힘써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는 젊은이가 줄었으면 한다. 다시는 정씨처럼 젊은이가 물로 끼니를 때우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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