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두 달간 월간 가전제품 판매액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돌파
통계청 "더위로 냉방제품 판매 급증 영향…가전제품 환급 정책도 반영"

▲ 에어컨 판매량 역대 최대

작년 여름 110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불볕더위로 냉방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가전제품 판매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1일 통계청의 '재별 및 상품군별 판매액지수'를 보면 작년 7월 물가변동분을 배제한 가전제품 불변지수는 184.2로 조사를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판매액지수는 2010년 연간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수치다.

작년 8월 가전제품 판매액지수도 175.3을 기록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7∼8월 판매액지수가 연속으로 '사상 최고기록'을 새로 써낸 셈이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작년 7월은 19.1%, 8월은 23.5% 증가했다. 지수 자체로는 7월이 높지만, 증가세로 보면 8월 폭이 더 컸다.

전체 조사 대상을 나타내는 총지수는 7월 118.1, 8월 117로 다른 상품에 비해 가전제품의 판매세가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했는지를 알 수 있다.

금액으로 봤을 때 판매액은 7월 2조1천270억원, 8월 2조420억원으로 역시 나란히 역대 1·2위를 새로 작성했다. 월간 판매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 두 달이 유이하다.

통계청은 이러한 가전제품 판매액을 이른바 '역대급' 불더위로 에어컨과 같은 냉방제품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8월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34도로 최악의 폭염으로 악명 높았던 1994년보다도 1.74도가 높았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작년 7∼8월 서울에 폭염경보 19일, 폭염주의보 22일 등 폭염특보가 41일 동안 내려졌다.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인 열대야도 서울에서 작년 8월 4일부터 24일까지 21일 연속 이어졌다.

작년 7월 22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에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은 날은 단 이틀로 33일이나 열대야가 나타났다.

부산에서도 작년 8월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최저기온이 28.3도를 기록, 1904년 기상관측 이래 1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7∼8월뿐 아니라 9월 초까지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시민들을 괴롭혔다. 냉방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열대야와 불볕더위로 냉방제품 판매가 급증해 전체 가전제품 판매액 상승을 이끌었다"며 "에너지효율이 1등급인 가전제품을 살 때 구매가의 10%를 환급해주는 정책이 7∼9월 시행된 점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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