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재인 이어 안희정의 "한나라당 요구 수용" 발언에 날세워

(동양일보)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북송금특검 관련 발언까지 문제 삼으며 양측간에 신경전이 재연됐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제1당인 민주당 주자들이 호남에서도 선전하자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송금특검 문제를 소재로 맹폭을 가하며 텃밭에서의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이다.

대북송금특검 문제는 과거 친노(친노무현) 주자와 구 민주계간에 오랫동안 이어온 '구원'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대북송금특검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공격의 최전방에 나섰고, 그 공격 대상은 공교롭게 '노무현의 적자들'인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이다.

그동안 문 전 대표의 대북송금특검 발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박 대표는 주말 사이 안 전 지사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안 지사가 11일 자신의 '안방'이자 DJ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를 찾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제가 사과해야 할 주제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놓고서다.

박 대표는 "그렇다면 대통령이 되면 부당한 야당의 요구도 받아들이겠다는 말인가"라며 "문 전 대표처럼 '내 몸의 절반'을 운운하면 그건 문재인이지 안희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가 나서자 국민의당도 지원사격을 벌였다.

김경록 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1, 2등 대선후보들의 대북송금특검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로 교활하고 유치하다는 것이 놀랍다"라며 "스스로 일찌감치 대북송금을 미끼로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획책한 것이며, 이제 집권을 위해서라면 군사독재 잔재세력과도 손을 잡겠다는 추악한 권력 상거래 본색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또한, "그 같은 영혼 없는 밀실 뒷거래의 결과는 자기모순과 파멸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영등포구청 융합인재교육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논란과 관련, "대선 국면을 거치며 제대로 된 평가가 내려지고 진실이 밝혀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다소 원론적으로 반응했다.

논란이 번지자 안 지사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의 사과로 고초를 겪은 분들께 위로가 된다면 얼마든지 사과를 드린다"며 "현재와 미래의 과제를 놓고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논란의 봉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안 지사의 이런 발언을 놓고 "역시 안희정이다"라며 "거듭 밝히지만 안 지사는 그 내용과 진행 등에 전혀 관계치 않았습니다. 이렇게 정치를 하셔야 감동을 먹는다. 화이팅! 안희정 지사"라고 사과로 받아들였다.

특히 "안 지사도 최소한 민주당에서 대북송금특검에 반대했고 오직 노무현 전 대통령과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만이 찬성한 사실을 아시리라 믿는다"라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에 대한 '분리대응' 전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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