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림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2월 15일은 소아암의 날. 세계인들이 소아암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잊지 말고 도와주기를 약속하는 날이다. 소아청소년암이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생기는 악성 종양을 칭하는 말로 백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뒤이어 뇌종양, 림프종 및 여러 고형종양 등이 발생한다. 지난 30년간 국내 소아청소년암의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돼 소아청소년암의 전체 완치율이 약 70-80%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으나 치료 과정은 여전히 아주 험난하다.

또 소아청소년암 경험자의 일부는 치료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재발의 위험이 있어 지속적인 병원 진료가 요구된다. 이제는 종양의 완치 뿐 아니라 치료 이후 후유증의 예방 및 치료, 삶의 질 확보, 성장발달, 사회 복귀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소아청소년기라는 중요한 발달과정 중에 종양이 발병해 긴 투병 생활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교육적으로 중요한 성장 공백이 생기게 되므로 환아들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가는 데 있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소아청소년암 환자 및 경험자는 우리의 가족으로, 친구로, 이웃으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소아청소년암 환자들과 가족들은 많은 두려움, 걱정이 앞서나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용감한 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어려운 치료를 견뎌 내거나 치료를 종료한 환아와 가족들에게 때론 사회의 무관심과 잘못된 인식이 상처가 되고 이는 치료보다 더 힘든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부모의 잘못으로 종양이 발병했다’든지 ‘종양이 전염되거나 유전된다’,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다’는 등 의학적 근거가 없는 소문이 소아청소년암 환아 및 가족들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암 환자들의 우울감이 신체에서 비롯되기도 하나 사회적인 차별과 분리를 겪으면서 심화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반대로 지나친 관심 또한 환아들에게는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 근거 없는 수근거림이 아닌 진심어린 관심으로 환아 및 가족들을 배려해 주고 동시에 치료 중인 환아들에게는 개인별 신체상황에 맞는 맞춤 학습의 기회를, 완치자에게는 일반인들과 공평하게 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소아청소년암 환아들의 치료의 최종 목적은 종양의 완치를 넘어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해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내고 있는 환아들과 그 가족들에게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와 지지가 필요하다. 종양이라는 힘든 여정을 이겨내고 있는 그리고 이겨낸 소아청소년암 환아들이 편견 없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