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중원대 교수)

▲ 김택(중원대 교수)

1960년대 신생독립국가들은 부패를 통해 경제성장이나 국가발전을 하는데 이용했다. 이것이 순기능론이다. 그러나 70년대는 부패가 성장에 일조했지만 그 후 이것이 더 큰 해악을 가져오고 부패의 확산효과를 통해 국정전반에 권력부패가 만연한다고 보았다. 부패는 더 이상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경유착, 관경유착, 정언유착으로 변질되어 결국 권력층의 배만 불리고 서민들은 빈곤의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한다. 권력관계접근법에 의하면 부패는 권력의 남용이나 오용에서 유발되고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권력을 이용하여 사적이득을 취한다고 본다. 후진국 사회는 각종 인허가 정책집행에서 권력층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이권을 챙긴다고 주장한다. 부패는 파괴되고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먹이를 추구하는 공룡 같은 괴물로 변질하고 있다고 하며 부패학자 베르너는 이런 후진국부패를 보편적인 사회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패는 정경유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대, 1960년대 정권이 막대한 차관을 들여와 기업에 자금을 배분하고 기업은 일부를 권력층에 정치자금으로 바치고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떡고물을  만지기도 하면서 부패의 커넥션을 형성해 갔다. 개발도상국가는 부패의 폐해보다 순기능이 더 판을 치고 있다. 즉 관료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인허가상의 규제를 눈감아 주고 서로 공생하는 순기능적 영향을 지녔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한국경제의 성장의 한 축으로서 발전했고 또 한편으로는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거대한 괴물로서 군림하고 있다.
어제 한국재벌의 신화적 존재인 삼성의 경우도 흔들기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조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측이 삼성그룹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을 단죄하려고 벼르고 있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사이의 합병에 청와대의 지원을  받았고 그 댓가로 최순씨측에 거액의 뇌물을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영장청구다. 특검은 이 회장을 구속해야 대통령뇌물죄 성립의 관건이 되기 때문에 영장발부의 사활을 걸고 있다. 특검이 1차구속영장실패후 보강수사를 거쳐 재 영장을 청구했는데 그와 관련한 증거를 내놨는지 모르겠다. 특검은 그동안 삼성 이재용부회장 구속을 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대통령이 압력을 가해 삼성물산주식매각범위를 줄여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회사 상장시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삼성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제는 재벌오너가 질못했더라도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던 과거 검찰수사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혜수사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재용회장이 구속되었을 때 그 파장은 매우 크다고 본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라든지 해외뇌물관련법에 의거 기업의 신인도나 윤리경영에 치명적인 상처를 겪을 것이다. 해외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치열하게 법리와 증거로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다.  향후 이재용부회장의 구속 불구속문제를 떠나 대한민국의 기업윤리경영의 근본적인 적폐를 수술하고 기업의 투명한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먼저, 정경유착이나 관경유착의 관계를 단절하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야당의 대선주자들이 한결같이 외치는 재벌해체라는 극단적 외침보다는 무엇이 문제인지 법 관련 규정을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정치권력이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이런 폐해와 관행을 고쳐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권력층의 뇌물요구나 기부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대통령의 국세청 검찰 국정원 감사원을 동원하여 사정정국을 만들어 기업을 옥죄는 버릇을 일소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부터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기업이 맘에 안 든다고 하여 세무조사를 지시 한다든지 정치권에 맛보여 검찰수사를 받는다든지 하는 과거의 후진적 관행을 버려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법원도 정경유착비리나 뇌물에는 철저하게 단죄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고 본다. 구속영장이나 법의 형량도 기준이나 원칙을 정하여 증거로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도 여기에 승복하고 기업도 윤리경영의 기초를 쌓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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