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김기현·김문수·남경필·안상수·홍준표 등 전·현직 망라

(동양일보) 대선국면이 본격화하자 '대망론'을 품은 도지사와 시장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봉건시대 왕의 빈자리를 노린 영주들이 거사하듯이, 공백상태에 빠진 중앙권력을 넘보려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꿈'을 꾸는 지방의 권력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아 보인다. '선거의 바람'이 부는 여의도 주변에 사무실이나 캠프를 차리고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유망한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청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정도에 불과하다.

문재인 전 대표, 안 지사, 이 시장과 함께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성 고양시장은 다른 3명에 견줘 지지율이 미미한 게 현실이다.

민주당은 경쟁 구도가 일찌감치 뚜렷해졌지만, 이렇다 할 후보가 없는 범여권은 전·현직 지자체장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출사표를 던질 태세다.

현직 가운데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출마를 선언했으며, 자유한국당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대권 도전을 선언한다.

특히 한국당은 최근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홍 지사 출마 여부와 맞물려 결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직 지자체장 출신으로 김문수·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도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과 바른정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제외하면 전·현직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정치적 승부를 거는 셈이다.

저마다 지역에서 탄탄한 조직과 지지 기반을 갖춘 지자체장은 대선 때마다 무시할 수 없는 '잠룡'이었다. 그러나 '성공 사례'는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뿐이다.

그럼에도 몇몇을 제외하면 당선권에 들지 못한 전·현직 지자체장들이 대선에 뛰어드는 이유는 '요행'을 넘은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지자체장은 19일 "선거는 또 있고, 정치도 계속해야 한다"며 대권 도전이 반드시 당선 가능성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장은 이번 대선보다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목표로 나섰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 일부는 정치적 무대를 지방에서 중앙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역 가운데 김기현 시장과 남경필 지사는 초선, 안희정·홍준표 지사와 이재명·최성 시장은 재선, 김관용 지사는 3선이다. 조기 대선을 가정한 잔여 임기는 1년 남짓이다.

공직선거법상 대권에 도전하는 지자체장은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의 '옥석(玉石)'은 박 대통령 탄핵 직후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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