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 2개월 새 150% 급등…치킨값 인상압박 요인
계란값은 한판 6천원대 진정…이마트 40일만 7천원대

<연합뉴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계란값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닭고기값이 폭등하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닭고기 가격 상승이 서민들의 애호 식품인 치킨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2일 ㎏당 888원까지 하락했던 육계 시세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가파르게 올라 지난 14일 현재 ㎏당 2200원으로 148% 폭등했다.

이는 AI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시세 1100원보다도 100% 급등한 것이다. 또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일 1500원과 비교해도 47% 뛴 가격이다.

최근 닭고기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AI로 인해 가금류가 3300만마리 이상 도살 처분된 데다 AI에 따른 이동제한조치로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 닭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30~40% 가까이 떨어졌던 수요도 AI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도 닭고기값 폭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육계 시세가 이처럼 오르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지난 9일 매장에서 파는 주요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일제히 5~8% 인상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과 이동제한조치 등으로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닭고기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파는 치킨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닭고기뿐 아니라 부재료인 무와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도 모두 올라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시점도 2년 이상 지나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AI가 확산세일 때 공급부족 등으로 크게 올랐던 계란값은 최근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특란 30구 들이 한 판에 9543원까지 올랐던 계란 평균 소매가는 지난 17일 기준 7667원으로 한 달여 만에 1800원 이상 떨어졌다.

평년 가격인 5000원대 중반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계란 30구들이 한판이 6000원대인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개당 206원까지 올랐던 대란 산지 가격도 지난 10일 기준 159원으로 22.8% 하락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되면서 일선 대형마트에서도 계란 소비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마트는 지난달 6일 7580원까지 인상했던 대란 30구 ‘알찬란’ 판매가를 지난 16일 6980원으로 내렸다.

이마트에서 30구들이 계란 판매가가 6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약 40일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계란값이 워낙 올라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정부의 계란 수입 조치 등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나타내면서 설 연휴 이후 계란 가격은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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