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당원간담회서 탄핵인용 반대하며 '박대통령 옹호'

(동양일보) 자유한국당이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속 의원과 대선주자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장을 찾는가 하면, 지도부는 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챙기기에 나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한때 '친박(친박근혜) 청산'에 주력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19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지역 핵심당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바뀐 당명과 혁신 방향을 홍보하고 현장의 여론을 경청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권역별 '민생 버스투어'의 일환이지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 격인 TK 방문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인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통곡의 벽'을 찾아 추모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금년 12월17일 대선을 하는 것이다. 그게 정상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에 반대하는 '박근혜 동정' 표심을 자극했다.

대선주자들도 박 대통령 옹호 발언을 쏟아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을 거론하면서 "박근혜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 있었나"라고 했고,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박정희의 결기와 개혁정신을 부활할 테니 맡겨달라고 외쳐야 유권자가 표를 준다"고 말했다.

비록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친박 의원들과 대선주자 일부가 주말마다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은 '광장정치'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집회 참석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는 이유로 말리지 않고 있다.

또한, 바른정당을 포함한 야4당이 이날 '특검 연장 수용'을 공개 요구한 데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특검에 부정적인 보수 여론의 편을 들었다.

최근 인 위원장이 탄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 '명예로운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고, 정 원내대표가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한 4당 대표 및 원내대표 간 회의체인 '4+4 대연석회의'를 제안한 것 역시 '보수 챙기기'로 읽힌다.

당의 이런 기조는 탄핵정국 초반과 달리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보수층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당 지지율이 조금씩 반등하는 데서 자신감을 찾은 결과로 분석된다.

범보수권인 바른정당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추가 탈당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갤럽 조사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바른정당(6%)의 두 배에 가까운 11%를 기록했다.

아울러 탄핵과 특검 수사에 대해 강경해진 당의 태도는 박 대통령을 전적으로 옹호하기 보다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탄핵 인용에 따른 '벚꽃 대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 최대한 기각 여론에 불을 붙이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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