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수 격차 3600여명 좁히고 CIR 50% 초반수준 개선
일회성 비용 줄이면 엇비슷한 이익…2년 안 시총 1위 탈환

조용병(왼쪽)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구 KB금융지주 회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왕년의 리딩뱅크였던 KB금융지주가 몸집을 줄이고 최근 9년간 업계 1등을 지켜온 신한금융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어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KB금융은 늘 발목을 잡아왔던 인건비 부담을 지난 2년간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실적 개선에 동력을 불어 넣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임직원 수는 신한은행보다 6000여명이 더 많았다. 여기에다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까지 더해지면 판관비가 4조2690억원으로 신한은행(2조8899억원)과는 크게 벌어져 있다.

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경비율(CIR)도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74.7%로 52.1%의 신한은행에 비해 높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올해 임직원 수 격차를 3600여명 수준으로 좁혔다. CIR 역시 50%대 초반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충북 금융업계에선 은행의 이익이 정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인 것 자체가 성과라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볼 때도 올해는 양 그룹사 모두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윤종구 KB금융지주 회장겸 은행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면서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해가 됐다.

신한금융은 자칭 최강팀인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체제 출범의 첫해를 맞아 지배구조 역시 미묘한 경쟁구도로 가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일회성 이익과 비용 요인을 제외하면 엇비슷한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주요금융그룹은 지난해 저금리 등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2011년 이후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보험사의 휴면예금 등에 대한 이연법인세 효과로 연간 3530억원의 이익을 더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 지분인수 관련 염가매수 차익 7000억원이 발생했다. 이 덕분에 KB금융은 인건비 부담을 일시에 털어냈다.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8447억원의 비용을 썼지만 손익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800여명의 희망퇴직으로 8072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이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조4610억원의 순익을 낸 셈이기도 하다.

신한은행 순익 1조9403억원에서 이연법인세 효과 3300억원을 제외하면 1조6103억원의 엇비슷한 이익규모로 해볼만한 싸움이란 얘기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신한금융의 올해 순익 예상치는 2조4000억~2조5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KB금융 2조2000억원 안팎 수준을 웃돈다.

하지만 KB금융이 올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조금 더 많다는 측면에서 KB금융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KB증권에 이어 KB손보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그만큼 순이익이 늘게 된다.

그동안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정책에 따른 환입 가능성과 전략에 따라선 유가증권 매각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KB금융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회장과 행장 체제가 출범한 만큼 기대 또한 크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순익은 물론이고 시가총액이 1.2배는 돼야 하는 데 아직 멀었다”며 “과거 KB가 신한에 시총 순위 1위를 처음 빼앗긴 것이 2008년이고 엎치락뒤치락하다 2010년에 완전히 빼앗긴 만큼 1위 탈환에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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