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권수애 충북여성재단 초대 대표이사

 

충북여성계의 초미의 관심이 쏠렸던 충북여성재단 초대 대표이사에 권수애 충북대 교수(66·패션디자인정보학과)가 지난 8일 취임했다. 48년 간 도 단위 유일한 여성 기관으로 기능해 온 충북여성발전센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충북 여성계의 숙원이었던 충북여성재단이 우여곡절을 딛고 3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계의 기대도 한 몸에 모아지고 있다. 권 대표이사를 만나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충북여성재단이 나아갈 방향과 앞으로 전개할 사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여성계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감도 상당할텐데 소감은.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이 영광스러우면서도 굉장히 책임이 무겁게 느껴져 걱정이 앞섭니다. 사실 지역에 많은 분들이 현장에서 권익 활동을 하셨고 저보다 훨씬 더 역할을 잘 하실 분들이 많을 거에요. 이번에 공교롭게 저에게 기회가 왔지만 지금까지 여성계에서 함께 활동해 오고 기반을 만들어주신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조언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또 도움을 청할 계획이에요.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재단이 고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그동안 충북 여성계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충북대 교수로 재직 중 생활과학대학장, 청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양성평등상담소장 등을 지냈고, 외부적으로는 한국걸스카우트 충북연맹 이사, 청주여성의전화 이사, 성평등전문가포럼 감사 등을 역임하면서 여성의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민관 거버넌스 기구인 충북여성정책포럼에서 교육문화분과장과 8년 간의 부대표를 거쳐 대표로 활동하면서 충북 여성계의 많은 분과 소통하며 양성평등의 실현이 행복한 가정과 사회를 만드는 데 초석이 됨을 재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충북여성재단 대표로서 어떤 점에 역점을 둘 예정인지.

“그동안 충북여성발전센터에서 하던 여성 정책 개발·연구와 여성 권익 증진,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이어 받아 충실하게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동안 민·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민간이 가진 자율성, 창의성, 개방성 등의 특징을 잘 활용해 여성의 네트워크 구축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많은 역량을 가진 여성들이 재단 중심으로 여성 권익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신뢰받는 투명한 재단이 되도록 정기적으로 운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체계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 구체적으로 앞으로 전개할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면 ‘여성, 가족을 위한 맞춤형 정책 연구개발과 실천기능 강화’, ‘교육을 통한 양성평등 가치 확산과 정착’, ‘양성평등 네트워크와 미래여성플라자 소통 공간으로의 활성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먼저 여성과 가족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연구, 개발하고 개발에서 끝나는 것 아니라 충북에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실천 기능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도민들과 소통하면서 현장 수요를 파악하고 대상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교육하는 일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차세대 여성 리더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에도 신경 쓰겠습니다. 또 미래여성플라자를 도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성화하는 일에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지역 여성 소모임과 풀뿌리 조직들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가족들이 여성플라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상시적으로 야간에도 개방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는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주로 양육이나 가족 돌봄, 가사 일이 거의 여성의 부담이었지요. 조금씩 남성의 참여도도 늘어나고 있지만 완벽하게 되려면 맞벌이 가정이라면 가사 참여도, 양육도 똑같이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남성의 가사 참여는 여성에 비해 매주 부족한 형편인데 그것은 제도를 개선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요. 아주 어릴 적부터 남자와 여자가 함께 가사에 참여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정 문화부터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는 잘 되어 있지만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게 더 중요하죠. 그러므로 여성들에게는 자기가 가진 권리를 잘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남성들에게는 배려가 아니라 당연한 책무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충북여성재단이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하는 구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