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캐릭터로 알려졌지만 새 시도 계속…가족극 하고파”

SBS드라마 ‘피고인’에 출연 중인 배우 조재윤.

“지성씨는 연기하기 전 혼자 조용히 집중해 있으면 누구도 건드릴 수가 없어요. 눈물을 너무 잘 흘려서 안약 넣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컷’하면 해맑은 얼굴로 돌아가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인 SBS TV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 박정우(지성 분)의 조력자 신철식으로 분해 ‘신스틸러’(훌륭한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조연)로 불리는 조재윤(44)은 지성을 극찬했다.

조재윤은 26일 광화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드라마는 무겁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재밌고 유쾌하다”며 “지성씨가 연기를 할 때는 바로 집중하는 진짜 배우지만 그렇게만 24시간 살면 우울증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다작형’인 조재윤은 ‘피고인’ 전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시청자 또는 관객의 눈에 띄었던 배우다.

특히 SBS ‘추적자 THE CHASER’(2012년)부터 MBC TV ‘구가의 서’(2013년)와 ‘기황후’(2013년), KBS 2TV ‘태양의 후예’(2016년)까지 인기 드라마에서 역할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로 악역 내지 ‘센 인물’들인데, 이미지가 한쪽으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부담은 없느냐고 묻자 “그렇게라도 표현되는 것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조재윤은 “영화 ‘7번방의 선물’의 김 교도관 등 익살스러운 역할을 많이 했는데 공교롭게 센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들이 흥행해서 대중이 그렇게 봐주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전 늘 새로운 역할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3편에서도 각각 전혀 다른 얼굴들로 변신한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선 ‘허당 실세’ 국가안보국 차장으로, ‘프리즌’에선 웃음기를 쏙 뺀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시간 위의 집’에선 가족을 지키려 했지만 결국 스스로 파탄시키고 괴로워하는 아버지로 분한다.

새로 촬영하는 ‘아버지의 전쟁’에선 정의로운 작전장교, ‘범죄 도시’에선 의리있는 조폭 두목으로 또 변할 예정이다.

작품을 이렇게 많이 하는데 매번 다른 얼굴인 게 신기하다. 짧은 시간 안에 재빠르게 변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두 가지를 꼽았다.

조재윤은 “어렸을 때 무대 연출과 미술을 하다 보니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고, 또 하나는 연극 무대에서 마임을 배운 덕분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다닐 때 사람들을 보면 고유의 버릇이 잘 보이고 바로 따라 한다”고 설명했다.

여행과 캠핑을 많이 다니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조재윤은 “아들이 18개월이지만 여행을 많이 데리고 다닌다”며 “나중에 ‘아들아, 여기는’이란 제목으로 가족 여행 에세이를 출간하고 싶다.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가 제 넘치는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조연으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봤으니, 이제 주연도 해보고 싶을 법한데 아직은 때가 아니란다.

그는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은 자기와 마주치는 모든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완벽히 해야 하는데 그런 눈이 아직 부족하다”며 “나중에 더 탄탄해져서 주연에 도전한다면 그땐 가족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극을 꼽은 이유로는 “가족 안에 희로애락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황정민이 연기했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김석중이나 ‘국제시장’의 덕수 같은 캐릭터를 예로 들었다.

조재윤은 “가족 안에서 펼쳐지는 망망대해와 산, 그리고 그걸 넘었을 때의 편안함과 따뜻한 사랑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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