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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아침의 향연
동양에세이- 아침의 향연
  • 황영호
  • 승인 2017.02.26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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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나는 아침이 좋다. 아침 햇살, 아침 안개, 아침 이슬, 아침 공기….

이 모두가 내가 아침을 좋아하는 이유다. 그러나 내가 아침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아침이 가져다주는 기대감과 희망이다.

그렇다. 아침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다. 아침은 나만의 새하얀 도화지가 펼쳐지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새하얀 도화지 위해 각기 다른 스케치를 하고 색을 입힌다.

이 얼마나 기대되는 일인가! 매일 새로운 도화지가 펼쳐지고 텅 비어있던 그 도화지가 차곡차곡 채워지는 모습이란….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 위에 우리는 숱한 희로애락을 그린다.

내가 아침을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아침의 명상이다.

아침의 명상은 그 어떤 것도 방해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이다. 아침에는 집중이 참 잘된다.

나는 아침의 명상과 함께 아침의 집중도 내심 즐기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중요한 계획들은 모두 아침에 결정한다. 아침에 관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은 웃음을 주는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당시에는 꽤나 심각했던 일이다.

어느 해, 아침 집에 큰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내가 없어져서 가족들이 나를 찾고 다닌 것이다.

나는 그날도 새 아침이 밝은 것이 반가워 차분히 명상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너무 심하게(?) 명상에 잠긴 모양이었다. 정처 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나는 인근 학교 운동장까지 가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가족들은 내가 없어졌다고 이리저리 찾아 헤맨 모양이다.

아침에 그것도 이른 새벽에 아무 말도 없이 사람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걱정되고 염려스러웠을까? 식구들에게는 미안했지만 나는 그 새벽 그 명상으로 그날의 중요한 일처리를 무리 없이 잘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피식 웃음이 난다. 하지만 온갖 걱정 속을 헤매다가 나를 찾고서야 겨우 가슴을 쓸어내린 가족들은 명상도 좋지만 부디 너무 깊게 빠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눈치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매일 새롭게 펼쳐지는 도화지에 하루하루를 그려나갈 것이다. 오늘 잘 못 그리더라도 좌절하지말자. 우리에게는 또 다른 아침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새 아침과 함께 깨끗한 새 도화지도 펼쳐진다. 오늘 잘 못 그렸다면 내일은 더 잘 그려보자. 만약 내일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그 다음날이 있다.

누구에게나 아침은 평등하다. 아침을 맞이하고 싶지 않더라도 새로운 태양은 뜨고야 만다. 새 아침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아침을 좋아해보자. 그리고 기대해보자.

온전한 나만의 새로운 날을 새하얀 도화지에 예쁘게 채워보고 멋진 스케치도 해보자. 그리고 잔잔한 명상도 해보자. 풀리지 않는 숙제가 풀릴 것이다.

물론 때로는 어둡고 힘든 날도 온다. 그래서 도화지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또 다른 아침이 있다.

나는 아침을 좋아한다. 오늘도 내일 아침 오는 것이 기대된다. 새하얀 도화지에 오늘은 무엇을 그려 넣을까 고민할 수 있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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