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소비심리 회복을 목표로 한 내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0분씩 더 일하고 대신 금요일에는 오후 4시면 일을 끝내는 조기 퇴근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고속철 조기 예약시 요금도 할인해 준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주고 여행 활성화를 위해 소비를 진작 시키겠다는 포석이다.
해외골프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골프 관련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규제도 완화하는 골프산업 육성정책도 마련한다.
하지만 발표가 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절박한 경제 현실 인식과 고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은 꺼져가는 소비의 불씨를 되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백화점식 단기처방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금요일 조기 퇴근 정책에 대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월~목요일은 30분 더 일하고 금요일은 2시간 일찍 퇴근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정시 퇴근도 힘든 한국의 직장문화를 감안할 때 언감생심이다.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2015년 기준 OECD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1790시간, 일본은 1719시간이다. 우리나라는 2113시간으로 한국 직장인들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주요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영업직의 경우 업무 특성상 대부분 외근을 주로 하고 외근 후에는 내근 업무까지 처리하다 보면 매일 밤늦게 끝나다보니 금요일에 조기 퇴근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루하루 결산을 해야 하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회사로서도 언감생심일 뿐이다. 
당장 쌓여있는 휴가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데 퇴근시간만 당긴다고 조기 퇴근이 가능하겠냐는 거다.
대한민국에 칼퇴근하는 직장인은 공무원들뿐이니 공무원들은 좋아하겠다는 비야냥거림의 목소리도 들린다.
골프산업 규제 완화 방안과 노인 외래진료비 정액제도 개편 방안은 방향만 제시했을 분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대증요법만 써서는 고질병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 임금이 물가를 쫓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소비의 부진의 근본적 원인은 가계의 실질소득 정체라는 말이다.
지금은 소비욕구를 잃은 현실을 타개할 근본적이고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 선두에는 일자리 정책이 서야 하고 노후 불안과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등 구체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
실효성이 의심되는 땜질식 처방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 국민들의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전략, 경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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