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요즘 청년들에겐 스스로 외톨이를 자처하는 ‘나홀로 생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술과 밥을 혼자 먹고 즐기는 이른바 혼술, 혼밥에 이어 지난 설 명절마저 혼자 보내는 ‘혼설’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1인가구는 30년 전만해도 전체가구의 7%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27%로 4배 가까이 껑충 뛰면서 혼족전용 식당이나 노래방, 여행상품, 배달음식세트 등도 생겨났다.

얼마 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12월 전년 동월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 판매는 13.9% 늘었고 슈퍼마켓도 2.0% 늘었다. 편의점 소매판매액(경상금액)도 1조6352억원으로 15.5% 증가했고 슈퍼마켓도 3조1328억원으로 5.2% 늘었다. 대형할인점이 아닌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은 집에서 가깝고 소량 단위로 포장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의 매출 증가는 1인 가구 소비의 증가를 의미한다.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도 맥락을 같이 한다. 작년 12월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은 각각 전년동월대비 17.4%, 10.0% 증가했다. 연간으로 봤을 때 두 업종의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조사를 시작한 2010년을 100으로 봤을 때 물가변동분을 배제한 불변지수는 작년 한 해 인터넷쇼핑 215.2와 홈쇼핑 143.9를 기록했다.

혼족들은 카페에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공연 등을 마음대로 보며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만족도가 높고 시간이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듯 혼자 생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은 커녕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어찌 보면 대부분의 일상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게 되면서 자유롭고 간편한 나만의 삶을 추구한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혼족이 하나의 커다란 사회현상이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청년실업과 어지러운 정치상황 등 답답하고 암울한 현실 도피처로 선택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혼자만의 시간이 지속되면 가족이나 회사, 국가 등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질 수 있다. 이미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은 혼족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삐뚤어진 인간관계관에서 비롯된 여러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더욱이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입장에선 혼족 확산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위험요소일 수밖에 없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