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조선 시대 대표적인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미공개 친필 서첩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추사는 ‘추사체’라는 독창적인 서체를 개발한 서예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추사체는 당시의 다른 서체들과 구별되는 뚜렷한 개성과 파격적인 조형미를 보여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씨를 추종했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에 따르면 최근 일본 교토대 서고에서 추사의 친필 서첩인 ‘노설첩(노舌帖)’이 발견됐다.

노설첩은 추사가 함경도 북청에서 유배 생활을 한 뒤 경기도 과천에서 은거하던 말년(1852~1856)에 자신의 시 ‘석노가(石노歌)’와 ‘영백설조(詠百舌鳥)’를 행서로 쓴 서첩이다. 노설첩은 지금까지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발견으로 그 실물이 확인됐다.

추사의 완숙한 글씨를 엿볼 수 있는 ‘노설첩’은 12절(折)로 나눠져 있으며 1절의 크기는 세로 22.1cm, 가로 12.8cm로 전체 길이는 154cm다.

노설첩은 가장본(추사 집안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추사의 동생 김상희의 손자 김문제(1846~1931)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위당(韋堂)’이라는 김문제의 호가 인장으로 찍혀 있기 때문이다.

박영민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노설첩은 처음 발견돼 사료로서의 가치는 물론 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추사의 노설첩과 함께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희귀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경세유표(經世遺表)’ 새 판본 등 고문헌과 서화 400여종 등 수천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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