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0위권 수준으로 떨어졌다.

OECD 가입 이후 한때 성장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최정상급 경제 활력을 과시했지만 이제는 OECD 내에서도 ‘성장 중진국’으로 처져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7%로 OECD 회원국 중 10위에 그쳤다.

2015년 12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연속 두 자릿수 등수에 그친 셈이다.

구체적으로 이스라엘(3.7%), 스페인(3.3%), 슬로바키아(3.3%), 스웨덴(3.1%), 폴란드(2.8%) 등이 우리나라에 비해 성장폭이 컸다.

연간 성장률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아이슬란드(5.2%), 아일랜드(4.8%), 룩셈부르크(4.4%), 뉴질랜드(3.3%) 등은 3분기까지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도 앞지른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년 연속 10위권대에 그친 것은 4년 연속(2003∼2006년) 두 자릿수를 기록한 2006년 이후 10년 만이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성장률 순위는 2006년 10위에서 2007년 8위, 2008년 6위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이던 2009년과 2010년에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4위, 2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 각각 7위로 떨어진 뒤 2013년 6위, 2014년 4위로 소폭 올라갔다가 2015년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단순히 성장률 순위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 수준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970년대는 연평균 10%가 넘었다.

1980년대 연평균 8.8%, 1990년대 7.1%대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성장률이 4.7%로 5%를 밑돈 데 이어 2010년대 들어서는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6.5% 깜짝 성장한 2010년을 제외하면 2011년 3.7%,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 2016년 2.7% 등으로 3% 성장마저 버거운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에만 해도 OECD 평균에 비해 5%포인트 가량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이후 OECD 평균과 격차가 계속 감소해 2014년 1.4%포인트, 2015년 0.4%포인트, 2016년 1.1%포인트 등으로 줄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지난해(2.7%) 보다 낮은 2.6%를 제시했다.

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OEC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지난해 2.9% 성장한 뒤 올해 3.3%, 2018년 3.6%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유독 우리나라의 성장 부진이 눈에 띄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2%대 저성장을 이어가면 내년에는 미국(3.0% 전망)에도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떨어진 성장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가 미국과 같은 수준은 아닌 만큼 예전처럼 7% 성장, 이런 정도는 아니지만 2%대 성장을 당연한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더욱 확실히 추진하면 앞으로 성장률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