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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 오르간
아침을 여는 시 / 오르간
  • 동양일보
  • 승인 2017.03.05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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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석

바다 한복판에 오르간이 환하게 떠 있다

누구의 익사체일까

 

새들이 건반에 내려앉을 때마다

밀물과 썰물이 반음 차로 울리고

 

파도가 모래 해변으로 나와

하얀 혓바닥으로

사람 발자국을 지우는 시간

 

게들이 하늘을 본다

북극성 조등(弔燈)에 환하게 불이 켜지고

원을 그리며 도는 별들 음표들 시간들

 

누가 주검을 연주하는 걸까

건반 사이에서 새들이 날아올라

캄캄한 허공으로 흰 쌀알처럼 흩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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