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해묵은 시간이 몸을 뒤튼다
고인 물이 어지간히 묵직하다고
이제 조금씩 털어내고 싶다고
풀어내고 싶다고
가만히 갈비뼈에 손바닥을 문지르니
어느덧 쓰윽
물기 올리려는 흔적, 만져진다
슬그머니 다가오는 너
목덜미 선뜩한 길의 이마를 짚는, 빛
푸르스름하게 깊으나
솟을 듯 털어내는 시간의 깃털, 혹은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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