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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을 바라보는 공무원의 마음
쌀값 하락을 바라보는 공무원의 마음
  • 동양일보
  • 승인 2017.03.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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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일 충북도 원예유통식품과 주무관

매월 5일, 15일, 25일이면 통계청에서 쌀값 조사 현황을 발표한다. 이때만 되면 동전으로 즉석복권 긁듯이 떨리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쏘아보며 가격을 확인하곤 한다.

충북도의 ‘쌀’ 담당자로서, 쌀값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 졸여가며 ‘이번엔 오르겠지, 그래 이번엔 오를 거야’하며 기대를 해보지만, 좀체 오르지 않는 쌀값을 바라보면 서운한 마음이 들곤 한다.

쌀값이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도 모자라 설상가상으로 2016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에 지급됐던 우선지급금을 1등급 포대(40kg)당 860원, 충북도 전체 9,155호, 8.6억 원을 환급해야 한다.

당초 정부에서는 벼 재배 농업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쌀값을 보전해주기 위해 우선지급금을 작년 8월 시장가격의 90%에서 93%로 늘리는 특단의 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쌀값이 하락하면서 우선지급금을 환급해야 하는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만 것이다.

쌀 우선지급금은 쌀 농가의 소득 보전과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 ‘우선지급금보다 정산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농업인으로부터 환수한다’는 약정 내용에 따라 안타깝지만 지역농협을 통해 필히 환급해야하는 정부와의 약속이다.

필자의 부친께서도 60년간 벼농사를 지어온 쌀 전업농이며 이제 팔순을 바라보고 계시지만, 지금도 오롯이 벼농사 외길을 걷고 계신다.

가끔씩 막내아들이 찾아 뵐 때면 쌀값, 우선지급금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20여 년 전만해도 80kg 벼 8가마니로 대학등록금을 내셨다는데, 지금의 벼농사는 아버님의 굽어가는 허리만큼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할뿐이다.

그렇다면 작금의 쌀값 하락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현재 정부양곡 재고량은 180만 톤으로 적정재고량 80만 톤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우리 도에서 건의했던 정부양곡의 사료용 전환을 당초 24만 톤에서 52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가공용, 주정용 쌀 공급도 확대해 쌀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충북도에서도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춰 전국 최고의 밥맛 좋은 충북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도정한 쌀일수록 밥맛이 좋은 것에 착안해, 식당 및 유통업체에 납품할 경우에는 판매시기에 맞추어 도정을 하고, 도정 정도에 따른 밥맛의 변화 등 밥맛 좋은 쌀의 구성요건을 도내 쌀 생산업체 및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된 식당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와 우리 도의 노력으로 다행스럽게 최근 쌀값이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물론 농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쌀값의 회복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서는 쌀값 하락 및 정부양곡 재고 등을 이유로 쌀 적정면적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나, 먼 훗날을 바라볼 때 벼농사 면적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쌀은 우리민족의 주식으로서 식량안보의 대표적인 작목이다. 만약 벼농사를 포기한다면 식량을 통한 경제적 위협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식량 예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벼농사 면적은 3%씩 줄어가고 있고 10년 안에 현재 벼 재배면적의 30%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머지않아 분명히 식량이 가장 우선시되는 식량전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1차 산업인 농업, 특히 수도작은 우리가 지켜야 할 보루이며, 가장 중요한 농작물인 쌀을 생산해 내는 벼농사는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 쌀값 하락을 바라보는 담당 공무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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